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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X의 사유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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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완 Jun 01. 2024

 불운에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 '원영적 사고'

여러분의 인생터닝포인트는 행복한 순간이었나요? 아니면 불행이 닥쳐왔을 때였나요? 혹시 살아가며 무언가를 배우고 스스로 성장한 때는 안온한 시절이 아니라 시련을 넘었을 때가 아니었나요?

저의 인생 터닝포인트는 최악의 순간에 이루어졌습니다. 행복한 순간에 급 커브를 준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스스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은 반갑지 않은 불행과 피하고 싶은 시련을 가까스로 넘기고 난 후였습니다. 

직장 생활 5년 차에 접어들며, 큰 행운과 작은 노력이 겹쳐 남들보다 빨리 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업무의 특성상 삼십 대 중반의 나이에 자율적인 근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행운이라 말했고, 저 또한 축복받은 직장생활이라 여겼습니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하거나 나의 취향을 발견하기 위해 세상을 돌아다닐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회사생활 16년 차에 불행이라는 가지가 여러 갈래로 제 길에 뻗쳐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중환자 실에 입원했고, 조직 개편으로 좌천이 되었고, 출퇴근 시간이 네 시간에 이르자 공황장애가 찾아왔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폭풍 속을 걷는 사람은 듣지 못하며, 폭풍을 지나 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위로입니다. 십 년 넘게 이어지던 안정적인 직장생활이라는 행운에 안주하는 동안 불행의 씨앗이 자라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불행과 시련이라는 폭풍우의 끝자락을 지날 때쯤 우연과 필연이 겹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과 스스로의 자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자아를 찾은 것도 행운인데 작가가 되는 대운까지 이어졌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 오십이 된 어느 날,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만약 삼십 대 후반의 안정적인 직장생활이 퇴직 시점까지 이어졌다면, 결코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당시 나를 덮친 불행이 실은 행운이 올 전조현상이었고, 나에게 시련을 준 악인들이 인생의 방향을 틀게 해 준 선지자처럼 여겨졌습니다. 행운과 불행, 기쁨과 슬픔, 삶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 것이 아닐까요? 

제가 뒤늦게 깨달은 것은 다름 아닌 새옹지마였습니다.

노인이 아끼던 말이 달아나는 불운 뒤에 그 말이 다른 준마를 데려오는 행운이 따라왔고, 행운으로 여기던 준마를 타던 노인의 아들이 낙마사고로 절름발이가 되는 불운이 이어졌습니다. 얼마 뒤 전쟁이 일어나 모든 젊은이가 징집되었으나, 노인의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아 천수를 누리는 행운이 다시 이어졌습니다. 새옹지마와 21세기를 살아가는 저의 사례를 보더라도 인생은 행운과 불운의 반복입니다. 


우리 인생은 불운과 시련을 어떻게 슬기롭게 넘기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세상에서 불운을 가장 슬기롭게 맞이한다는 '원영적 사고'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원영적 사고란 아이돌 그룹 IVE의 멤버 장원영의 초긍정적 사고를 일컫는 말입니다. 스페인 여행 도중 좋아하던 빵을 사려던 장원영의 앞에서 그 빵이 다 팔립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불운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갓 구운 빵을 먹을 수 있는 행운이라고 말합니다. 게임에서 꼴찌를 해도 뒤에서 1등이라고 좋아하는 그의 긍정적 사고에 용기와 힘을 얻는 팬들이 많다고 합니다. 저는 나이 오십에 겨우 깨달은 새옹지마를 장원영은 업그레이드시켜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역시 성숙한 인간은 물리적 나이와 상관이 없나 봅니다. 오래된 이야기인 새옹지마와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돌 멤버의 '원영적 사고'를 통해 저는 세상의 지혜를 또 하나 깨우쳤습니다. 

"아저씨! 인생이 늘 꽃 같지는 않지만 불행뒤에 행운이 찾아온다는 진리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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