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저 수업으로 작가나 되어봐?

덮어 놓고 쓰다 보면 어느새 책이 된다

by 장혜령
상동도서관 1인 1저 동학들과 파주 출판단지 워크숍

부천은 서울과 가까운 베드타운 이상의 도시가 되었다. 좁은 땅덩어리에 인구밀도가 높다. 주거, 여가, 쇼핑, 문화생활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도시에서 해결 가능하다. 지하철이 곳곳에 개통되면서 권역으로 갈 수 있는 교통도 발달되었다. 몇 해 전만 해도 뜨내기가 사는 도시였지만 토박이가 사는 정착하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런 문화를 반영해 2017년 11월 1일 동아시아 최초로 문학(창의) 도시로 지정되었다. 도서관은 이제 책을 읽고 대출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문화'와 '창의성'을 지속 발전 가능한 도시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부천과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UCCN)'의 방향과 잘 맞아떨어졌다. 도서관이 많은 도시기도 하지만, 시민 스스로 문학을 매개로 할 수 있는 활동을 돕고 있다.


올해 초 2월 상동도서관에서 시민이 직접 작가가 되고, 강사가 되는 '1인 1저'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글쓰기 수업뿐만 아니라, 책 한 권을 세상에 선보이며 작가가 되고,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강사가 되는 기회다.


자신이 쓸 책에 소재, 주제, 장르를 찾았다. 드디어 남의 이야기를 써오다 세상에 내 이야기를 들려주자 생각했다. 어떤 장르로 들려줄지 고민해 보는 시간도 흥미로웠다. 내 경험을 정리하고 분류해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 혹은 창작한 허구를 이야기한다. 1인 1저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쓰고, 피드백받으면서 훈련하고 친분을 쌓는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 책 쓰기라는 공동목표로 함께 달린다. 뒤쳐지면 뒤에서 밀어주고 앞서가면 뒤돌아 끌어준다. 정보와 재능을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의 선생님과 제자가 되어 배운다. 자연스럽게 친분이 쌓이며 관계망이 형성된다.


자기 계발의 끝판왕은 내 책 출간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든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고 싶어 진다. 살아온 인생 이야기, 손주에게 들려주고 싶은 동화, 내 아이의 성장담, 독립서점에 대한 관심,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 등 관심사와 인생이 고스란히 반영된 각기 다른 책이 나올 태세를 갖추었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반이면 어김없이 모인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발상법, 글쓰기, 과제, 발표, 워크숍 등을 매주 토요일 오전 아홉 시 반에 모여 3시간씩 배워나갔다. 직문, 토론, 강연 등 누구에게는 부담스럽고, 누구에게는 누워서 떡 먹기인 시간이 지나고 이제 결과물을 내 손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만 남았다. 설레고 걱정되는 순간이다.


블로그 기자로 역량을 키운 노하우는 나만의 것이 아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로 함께 크고 싶다. 내가 책을 쓴 이유기도 하다. 즉, 함께 공유하는 지식의 즐거움이다. 책 쓰기는 이제 산 이력과는 아무 상관없다. 평범한 사람도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작가다. 책을 좋아하고 즐기며 쓰기에 주저하지 않는다면 살아온 발자취, 경험으로 터득한 지식, 노하우, 어떤 것도 한 권의 책으로 출간 가능하다.


내 책 출간을 목적으로 달려온 예비 저자들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동화 작가, 전직 교장선생님, 경력단절 주부, 패션 디자이너, 시나리오 작가, 시니어 문해 선생님, 도시생태 개발자, 시인, 수필가, 교사 등등 각각의 개성이 뚜렷했다. 얼마나 아름답고 고결한 모임인가.


각자의 영역에서 빛나는 사람들이 '저자'라는 목표를 위해 재능을 기부하는 일. 매주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은 공간에 모여 삶과 글을 공유하는 이야기는 그 시간 자체를 모아 한 권의 책이 완성돼도 모자람 없다. 니이와 분야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배우다 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다. 얻는 것도 많았고 정보 공유는 쉴 새 없이 일어났다. 급기야 수업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1기 수강생과 모여 인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었다. 아마도 그분들과의 만남은 또 다른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미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으니 노하우를 들어보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인생은 역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여러 선택의 기회를 지나 변수 앞에서 망설이다 보면 또 무엇이 생기고, 선택으로 또 다른 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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