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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중에 낸 의견이 거부당했다고
마음 상하지 말자

자기가 낸 의견에 자기 자존심을 넣으면 함께 일하기 힘들다

한국대학생인재협회를 운영하면서 무수히 많은 회의를 진행해 왔다. 회의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성과 창출을 위해 각 의견에 대한 예상 효과와 리스크를 타진해 본다. 그때 자신이 의견이 리스크가 많은 것으로 판단되어 채택되지 못했을 때 자존심 상해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다. 일부는 최종적으로 자기 의견을 채택해주지 않은 리더에 대해 원망하기도 하고 자기 의견에 반대 생각을 표출한 사람에 대해 뒷담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과는 함께 회의하기가 참 부담스럽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들과 업무적으로 엮이고 싶지 않다.


그들은 왜 자신의 의견에 집착을 하게 되었을까? 오늘 글에서는 그 원인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을 생각해 봤다. 먼저, 회의 전부터 자신의 아이디어를 준비하면서 그 아이디어에 애정과 확신이 생기고 자기도 모르게 회의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이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많이 가지고 왔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기대감이 무너지니 실망감이 배가되었고 그 마음이 남을 탓하는 마음으로 번졌을 수도 있다. 


이런 실망감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예정된 회의의 목적에 맞게 아이디어를 준비하는 스펙트럼과 깊이를 조절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브레인스토밍 회의처럼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방향을 잡아나가는 회의인 경우, 하나의 아이디어를 심도 있게 준비하기보다 3개 정도의 아이디어를 rough 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 또한 준비할 때 해당 아이디어의 기대효과와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회의에서 공유하는 것이 좋다. 자신부터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객관적 자세를 취할 때, 리더와 동료로부터 피드백받는 두려움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회의 시간에 자기 의견이 채택되는 것이 자기 자신이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이 생각은 매우 협소하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의견이 채택되어야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뿐만 아니라 모든 의견을 객관적이고 전략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모습, 유연하고 매너 있게 피드백을 주기도 하고 수용하기도 하는 모습 등 전반적으로 회의와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좋을 때 인정받는 것이다. 따라서 회의에 임할 때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도록 분위기를 유도하거나 고집하지 말고, 팀의 승리를 위해 더 나은 아이디어를 선택하기 위해 객관성을 잃지 않으며, 더불어 팀워크를 위해 따뜻함을 지키며 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회의를 하는 리더와 팀 구성원들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거나 그들과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은 것에 대해 객관적 근거가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좋지 않아서 내 의견이 거부된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은 메시지보다 메신저를 보고 그 의견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내가 평상시 그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면 내 의견도 거부될 확률이 높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오랜 기간 성실하게, 리더와 팀에 협조적으로, 정직하게 일해서 신뢰를 쌓으라고 제안하고 싶다. 신뢰는 회의에서 말을 많이 한다고 쌓이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일하는 태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쌓인 신뢰만큼 그의 발언에 무게가 실리는 법인 것이다.


회의는 내 의견이 채택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인정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회의는 내 개인의 활동이 아닌 팀 활동이며, 팀의 성공을 위해,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내 의견은 그저 팀의 목표를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내 의견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자존심을 넣지 말자. 내 의견이 거부되었다고 마음이 상하면 일하고 싶은 의욕이 깎이며 팀과도 갈등이 생긴다. 팀을 우선하는 마음과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팀의 더 나은 성과창출을 위해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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