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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빠른거북 Apr 07. 2021

늦어지는 봄을 기다리는 중

누구나 키운다는 카랑코에, 누구나 꽃을 피우는 건 아닌가 봐요?

2020년 12월에 가지치기를 감행한 카랑코에는 생각보다 잘 견뎌주었고 잘 자랐다.


사실 가지치기를 한 겨울에 했다는 게.... ㅠㅠ 너무 미안하지만(식물도 휴식기에 접어든다.) 화분보다 몸집이 커져 점점 우거지는 정글 숲을 가만 보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 집은 신생아 키우는 환경이기에 이쯤은 ' 봄 아닌가!' 라며 위안을 삼았다.. (온도 22~24 º, 습도 60%)



임신 중에도 점점 늘어가는 화분을 보며 생각했었다.

'아가 키우기도 벅차다던데 식물도 키울 수 있을까?' 하고..

그런 생각에 비해 식물은 스스로 잘 커주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가을. 세상밖에 나온 지 얼마 안 되던 아가가 점점 자라 새로운 계절을 맞이했다.

그러자 아가는 누워있는 걸 좋아하지 않게 되 앉으려,  설 줄도 모르면서 다리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아가가 깨어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자 아가 놀이용품이 늘어났고 우리 집은 아가 집이 됐다.  아가 집에 얹혀사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랄까.


그거 아는가?

어린 아가들 짐들은 진짜 부피가 크다!


그렇게 우리 집에 거주하던 화분들의 공간이 점점 아가  물건에 침범당하기 시작했고 양보당하기 시작했다.

화분 늘리기에 흠뻑 빠진 나였지만 더 이상 식물을 늘릴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나의 소중한 초록 아가들을(시간과 마음을 쏟다 보니 진짜 아가 같다.) 분양 보내기로 했다.



2021년 2월 분양을 위한 준비가 이뤄졌다.

지난겨울 가지치기 후 급대로 삽목 했던 카랑코에(모체와 첫 번째 아가들을 가지치기하여 삽목 한 화분에서 카랑코에는 벌써 12개 넘게 자라고 있다.)를 뽑았다. 카랑코에에 아주 귀여운 뿌리가 나있었다. (장미허브 줄기도 잘랐다.)


분양을 계기 삼아 우리 집 카랑코에를 관찰하게 되었다.



문득.

두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첫 번째, 우리 집 카랑코에 꽃이 안 핀다.


3개의 화분(카랑코에 모체, 공중 뿌리 삽목 한 첫째, 가지치기 후 삽목 한 둘째들)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 집 카랑코에를 보니 그중 꽃이 핀 것은 두 줄기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서대로) 1. 모체 카랑코에 첫 모습    2. 가지치기 후 모체
3. 모체의 공중뿌리를 삽목한 첫째     4. 모체와 첫째를 가지치기 한 후 삽목한 아가 카랑코에



초보 가드너. 또 검색. 검색.


카랑코에는 단일처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단일처리]

식물을 단일 조건 하에 두고 자연개화기와는 다른 시기에 개화하려고 하는 처리. (네이버 지식백과)
다시 말해 하루 9~10시간 이상 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함. 이때 인공적인 빛도 피하기.


우리 집은 아가로 인해 강제 단일 처리 중이었다.

아가의 패턴에 맞게 오후 7~8시부터 오전 6~7시까지는 온 집안의 불이 꺼져있다. 그럼에도 부족했던 걸까...!?



두 번째, 우리 집 카랑코에 키가 너무 크다.


초보 가드너의 검색. 유튜브 공부.

검색해서 알아보고 유튜브(Green suum)에 문의하니 카랑코에 웃자라는 이유


1. 빛이 부족할 때

2. 거름기가 많은 흙에서 자랄 때 

3. 필요 이상으로 물을 많이 줄 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거름기 많은 상토가 당연 모든 식물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영양분 충분한 음식을 주니 잘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나의 큰 착각이었다.

카랑코에는 마사토(=내 기준 굵기가 다양한, 자갈 같은)와 상토(=내 기준 부드러운 흙)를 50:50 또는 40:60으로 합쳐야 한다고 한다.

(그간 식물들이 그냥 죽지 않고 잘 자란다고 정확한 정보 없이 키웠던 과거의 나 반성해라!!!)



생각해보니 나는 우리 집 모든 식물들을 (장미허브, 카랑코에, 떡갈 고무나무) 상토 100%로 키웠다. → 장미허브도 이래서 물러졌다...ㅠㅠ



일단.

스스로 내리는 임시 처방!


1. 카랑코에가 웃자라지 않게(잎과 잎 사이 간격이 좁게 자랄 수 있도록) 햇빛 잘 보여주기

2. 단일처리를 좀 더 확실히 하기

3. 또한 분갈이로 몸살이 올 수 있으니 앞으로 1달 정도 뒤에 흙 배합을 다시 하기!



아직 우리 집 카랑코에는 바깥세상에 먼저 온 봄보다는 느리게 봄을 준비하고 있나 보다.

그래도 꽃은 피워줄 거지?


누구나 키울 수 있는 카랑코에잖아!!




다음번 나의 과제.

꽃 피우기, 가지치기 도전!!!



++그런데, 대체 가지치기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본인이 생각한 수형대로 자르면 된다는 말이

마치 요리할 때 양념은'적당히' 넣으라는 엄마 말처럼 아리송..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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