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해몽

인터뷰 일곱

by 홍작

2017년 9월 24일


“제 별명이 사월이에요.”


일곱님은 서른살 중반의 직장인입니다. 직장생활을 오래했지만 여전히 인간관계와 조직생활에 적응 중이라고 합니다. 직장일에 쉬운 건 없는 거 같습니다. 일곱님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자신을 사월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일곱님의 뜻밖의 말에 "사월이요? 달을 구분하는 4월이요?"라고 물었더니. 사극에 나오는 촌스러운 기생 사월이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기생 이름으로 사월이를 들어본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귀여운 인상의 일곱님이 촌스러운 기생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일곱님은 자신의 말투 때문에 붙은 별명이라고 했어요. 사투리를 썼거든요. 게다가 시골 아낙네들처럼 말이 무지 많으셨어요. 가끔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이어가는지 모를정도로요.

어쨌건. 처음엔 일곱님 본인도 사월이라는 별명이 싫었는데 지금은 좋데요. 4월이 생각나서요. 영어 April 발음도 세련된 것 같고. 무엇보다 봄이라 좋다고. 더 이상 남들이 만들어준 별명이 아니라 자신이 재해석한 별명으로 발전한 거죠. 일곱님을 보며 느꼈죠. 어떤 어려운 상황이 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할 분이라는 걸요.

더 흥미로웠던 건 일곱님이 자신의 별명을 이야기 한 순간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사월이라는 기생도 만나고. 4월의 산으로 순간 이동해 편하게 드러누워 수다를 떠는 것 같은 가상 체험을 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별명 하나로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니. 개인적으로 제게 특별한 인터뷰였습니다.


일곱님에게 공통의 질문 6개를 드렸습니다. 좋아하는 숫자를 물으니 처음엔 7을 이야기 했어요. 럭키, 행운을 뜻한다며. 그러다 다시 8이 좋데요. 8을 옆에서 보면 무한대래요. 무한대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앞서 8을 좋아하시는 분은 오똑이를 닮았다고 좋아하셨죠? 기억나시나요? ㅎ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건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숫자가 같아도 이유가 다 다른 것처럼. 우리 모두는 다 다르며 그런 의미에서 모두 특별한 존재입니다.

좋아하는 색깔은 초록이래요. 푸른 자연이 떠올라 편안하고, 드러눕고 싶답니다. 아무생간 안해도 행복한 느낌이래요. 좋아하는 색만 봐도 자연친화적인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좋아하는 음식은 해물인데 특히 새우를 좋아한데요. 얼마나 좋아하는 지 산처럼 쌓아놓고 먹는 걸 즐긴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동물은 없고, 좋아하는 식물이 작은 선인장이래요. 10년 후에는 자유롭게 여행하며 살고 싶다고 하네요.


사월이 이야기를 빼면 인터뷰는 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분이 계십니다. 남의 차려놓은 밥상이 아닌 자신이 밥상을 차려야 신이 나고 흥이 오르는 분. 일곱님이 그랬습니다. 제가 물어 보는 질문에 맞춰 이야기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신이 나는 분. 사월이라는 별명도 자신이 재해석해 즐기는 분.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분. 자신을 긍정하는 분. 그런 분들을 이길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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