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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Oct 17. 2022

오, 나의 소비 8. 다 지워

아르바이트하며에서 얻은 생활 팁

자기야, 이거 좀 쿠팡에서 시켜봐 봐!

신랑에게 의류 얼룩제거제 사진을 들이밀며 시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원래 쿠팡은 하지 않지만 급하게 살 것이 있어 무려 49,00원이나 주고 쿠팡 WOW에 가입했습니다. 딱 한 달만하자고 했습니다. 그곳에서 산 의류 얼룩제거제가 잘 지워지는 것을 제 눈으로 목격했으니 하나 사고 싶어 졌습니다.


흘리고 먹은 음식 자국이 항상 아이 옷에 덕지덕지입니다. 바로 발견해 설거지 세제로 애벌빨래를 하면 좋지만 이미 오래전에 묻힌 음식 자국은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버린 옷들이 생기면서 얼룩제거제를 사야 하나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발견한 알게 된 얼룩제거제는 신세계였습니다.


그러니까 작년에 육아휴직을 하고 올 해에 퇴사한 저는 의류업계에서만 10년 넘게 있었습니다. 한 우물만 팠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 있게 다양한 보직으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쉼없이 일하다 집에 있으니 좀이 쑤셨습니다.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나의 생계를 오롯이 남편에게 의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선택했는데 섵부르게 직장을 다시 다닐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알바몬을 무수히 들락 거렸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바로 개인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곳에서 옷 검품 및 포장이었습니다. 사실 경력을 살렸다는 건 의류를 취급했다는 것뿐입니다. 저는 10년 넘게 의류 회사를 다니면서 보직을 수 없이 바꿨어도 실밥을 제거한 적도 검수하면서 불량을 걸러낸 적도 예쁘게 포장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경력을 살렸다고 우겨봅니다.


  하루 3시간 일주일에 3번 나가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제 용돈 벌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을 다니면서 주변의 의아한 시선도 이겨내야 합니다. 역시 호기롭게 그만둬서 힘들구나라는 안쓰러운 시선(네, 사실 힘듭니다. 심적으로 금전적으로 힘들어요.. 맛있는 거 사주세요), 경력을 살려서 너의 것을 해야지 왜?라는 의구심 가득한 시선(그게 쉬우면 진작했겠죠.. 저에게 투자하실래요?), 놀고먹느니 뭐라도 하는 게 잘한다라는 격려인지 모르는 시선( 집에서 아이 키워보셨어요? 보통 아닙니다..! 심지어 저는 엄마표로 학원도 안 보내고 제가 시킵니다!!)등등이 있습니다. 이런 시선을 이겨내고 저는 실밥 따는 법, 이쁘게 옷 포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마지막 단계, 얼룩제거!!

입었던 옷이 아니더라도 의류를 만드는 작업 과정 중에 얼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럼 소비자에게 가기 전에 얼룩을 제거해줍니다. 물티슈로 닦아보고 스틱 얼룩제거제로도 제거해보고 그 단계까지 안되면 바로 액체형 얼룩제거제가 나옵니다.(순서나 방식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얼룩 제거제는 반할 만큼 만능이었습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소장하기로 합니다. 어디서 샀냐고 사장에게 묻고 결국 쿠팡에서 주문합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소매 쪽 음식 얼룩을 지워보기로 합니다. 비장한 마음으로 냄새가 나니 창문을 활짝 열고 지워봅니다. 1단계, 얼룩진 부위를 제품으로 충분히 적셔주고 2단계, 30초뒤에 옷감이 상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비비고 3단계, 닦으면 끝! 그런데 오염이 심하면 세탁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오래된 음식 얼룩이라 그런지 지워지지 않습니다. 세탁까지 해야 지워질 것 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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