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좀 막히면 어때, 버스 타지 말고 차 가져가!”
“메롱, 나 그러다 졸음운전해요. 버스에서 그냥 잘 거야.”
피로에 어쩔 줄 모르던 아침. 출근길 버스에서 조금 더 눈 붙일 달콤한 계획을 세우는데, 역시나 운전 사랑 엄마의 음성이 울린다. 엄마가 말하기도 전에 다 알 수 있는 멘트. 그대로 외울 수 있다. 버스 정류소까지 걸어가는 시간과 버스를 기다릴 시간에 운전해서 가면 이미 도착하겠다는 논리, 막히는 길은 곧 음악 감상이나 라디오 청취를 하는 낭만의 시간이라는 논거, 운전을 하면 많이 걷지 않을 수 있으니 옷과 신발을 보다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생활의 지혜까지 전부 동원해 나를 설득하려 한다. 나의 달콤한 계획을 무너트리는, 운전에 대한 엄마의 변함없이 고집스러운 연설에 새삼스럽게 짜증을 내다가도 결국은 헛웃음을 지으며 항복한다.
엄마, 엄마는 운전을 왜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그림 성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