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놀이
동네한바퀴 산책을 하면서
소오름 돋도록 오늘도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했습니다.
보고 듣고 만지고
가슴으로 느끼며...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
행복 담으러 집을 나섭니다.
소소한 일상일 수 있지만
나만의 향기를 찾아 떠나는
잠깐의 큰 여정 오후의 산책
찬란했던 그날의 열정
어디로 보내고
청춘 낙엽되어 쓰러져
네몸 내몸 위에 포개어져
오가는 나그네의 발길에 차이네
안 들었으면 좋았을
바람이 생살을 떼어내는
도토리의 억지이별 울음소리도...
마음 쨘 하지만
행복 속에 포함이다.
사이좋게
마주보는 갈색의 알밤형제는
누구 입에 넣어줄까
두리번대며 맘에 드는 이
눈 맞춤으로 싸인을 주고
개울은 천둥오리
한가로이 배 태우며
가을을 재롱 뒤에 숨기네.
오늘은 요기까지 요만큼만
행복을 담으려구요
다음에 담아올 행복
동날까봐 겁이 나서요
행복 다이어트 합니다.
사방에 널려있다 행복이
눈에 담고 따뜻한
가슴으로 부지런히
거두어 안는다.
오늘은 부드러운 취기에
덜 까탈스런 와인 같은
바람이 마중 나왔네.
그 정성 예뻐 나를 내어준다
흰 머리카락에 긴 옷자락을
크게 한번 바람이 하품하니
숨어 있던 이름 모를 꽃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춤추고
재채기 두 번 하니
이별인사 입맞춤하던 잎새들 놀라
그 정 놓고 바닥에 털썩 내려앉는다.
지금 이 순간 모두가
나를 위해 있는 것들
이 얼마나 행복이고
선택받은 삶인가! 행복이 별건가
행복아!
멈춤 없이 이대로 쭈우욱 직진
행복을 담아 가는 건 무제한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선물 행복
이것도 욕심이라면 놓을게요.
욕심 덜어낼 때
행복이 왔으니까요
알고 있다
행복해지는 지름길을
욕심 다이어트 하니
행복 싸이즈 커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