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이의 서울 소동 3부작: 1부. 위기는 기회다?
서울로 향하는 나의 꿈은 참으로 아름답고 소박하였다. '오전에는 서울식물원을 산책하고 오후에는 HOUSE OF BTS를 가리라.'
하지만 결국 꿈은 산산이 깨어졌고 나의 사건 사고는 끝이 없었다. 한마디로 더 이상 나는 망가질 데가 없을 지경이었다. 나는 오늘로써 찌질이임을 인정한다.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서울행 기차를 타기 위해 차를 몰고 부산역에 온 나는 역 주차장이 만차라 아이와 할머니를 먼저 기차에 타라고 역 앞에 내려주면서 이 요란 벅적한 사건은 시작되었다. 나는 결국 주차장에 차를 대지 못하고 어느 공장 안에 무단주차를 하고 뛰어갔지만 결국 눈 앞에서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 그 순간 아이에게서 기차를 잘못 탔고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됐다는 연락이 왔다.(내가 차 안에서 1시 20분 기차라고 잘못 말했고 아이는 1시 20분 서울행 새마을호를 탄 것이다. 1시 25분 ktx를 타야 하는데) 서 있기 힘든 할머니와 단 둘이 기차를 잘못 탄 아이의 어려움이 느껴져 정신이 혼미해지는 순간 서울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의 전화가 왔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남편의 호통 소리에 나는 생쥐처럼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부터 제정신이 아닌 상태의 나는 서울행 다음 기차에 무조건 올라탔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주차한 차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차 열쇠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차 안에 두었는지, 뛰다가 흘렸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기차가 멈췄고 눈 앞에 구포역이란 글자가 보였다. 차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무작정 내렸고 택시를 탔다.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기차 승무원에게 전화가 왔다. 승차권이 없어서 대구역에 아이와 할머니를 내리게 하겠다고 하였다. 나는 급히 승차권번호를 불러주고 대전역에서 원래 타려던 기차로 바꿔 타게 부탁했다. 그리고 다시 내 차를 몰고(차안에 차 열쇠가 있었다) 역 주차장에 차를 대려 했으나 끝없는 차량 행렬에 포기하고 비행기를 타려 공항으로 향하던 나는 결국 꿈조차 꿔본 적 없던 일, 차를 몰고 서울로 가는 일을 해야겠다고 불현듯 생각했다.
"그래. 위기는 기회야. 내가 언제 차를 몰고 서울로 가는 용기를 내보겠어. 이럴 때 시도해 보는 거지. "
이렇게 여유 있게 결심해 보는데 왜 핸들을 쥔 내 손에는 눈치 없이 식은땀이 맺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