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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영 Oct 10. 2024

삶의 수확으로서의 삶

거미줄 속의 인간

513. 삶의 수확으로서의 삶- 인간은 자신의 인식으로 아주 멀리 자신을 펼쳐나갈 수도 있고 

자기 자신에게 아주 객관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자기 자신의 전기(傳記)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19. p.399)   


니체는 인간이 자신의 인식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지만, 결국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마치 거미가 자신의 거미줄을 쳐서 외부와 단절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가듯, 인간도 각자의 세계를 만들어 살아간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인간의 삶을 더욱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그는 인간이 끊임없이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공허함과 고독만을 느낀다고 말한다. 마치 거미가 끊임없이 먹이를 잡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거미줄 안에 갇혀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핵심은 같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아는 세상은 객관적인 진리가 아니라, 우리 각자의 주관적인 해석일 뿐이다.

우리 모두는 거미줄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 거미줄은 우리를 옭아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고 의미를 찾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느냐이다.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우리에게 삶의 유한함을 일깨워주고, 동시에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돕는다. 우리는 각자의 거미줄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고, 죽음을 직시하며, 작은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는 유한한 삶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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