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진 생각의 그림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by 이시영

511.

신념에 충실한 사람들-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일반적인 견해와 입장들을 거의 변화 없이 유지한다. 이념의 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 그는 결코 이념 그 자체를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에게는 그런 일을 할 시간이 더 이상 없다. 게다가 이념을 여전히 논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그의 관심사에 어긋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19. p.398)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신념에 묶여 새로운 가능성을 놓치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한번 형성된 신념은 우리의 정체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몸에 새겨진 문신처럼, 우리의 신념은 우리를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러한 신념을 바꾼다는 것은 곧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항감을 느끼고 변화를 두려워한다. 낯선 길을 걷기보다 익숙한 길을 고집하는 것처럼, 익숙한 신념 속에 머무르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둘째,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존의 생각을 수정하는 것은 정신적인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한번 형성된 신념에 안주하려는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탐색하고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일은 사치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시간 없어', '이미 다 아는 이야기야'라는 말 뒤에는 변화에 대한 무의식적인 거부감과 에너지 소모를 피하려는 본능이 숨어 있다. 니체가 이념을 검토할 시간이 없다고 말한 것처럼, 바쁘다는 핑계 뒤에 숨어 변화를 외면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고정된 신념은 우리의 삶을 획일화하고,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마치 낡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왜곡된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는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나는 종종 새로운 기술이나 사회적 변화에 대해 낡은 시각으로만 접근하려다가 기회를 놓치거나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나 새로운 가능성을 아예 보려 하지 않는다.

나 역시 과거에 특정 분야에 대한 고정된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적이 있다. '이것만이 정답이야'라고 굳게 믿으며 다른 관점을 배척했던 시간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나의 신념이 얼마나 좁고 편협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때의 나는 마치 낡은 안경을 쓰고 세상을 흐릿하게 보고 있었던 것과 같았다. 고정된 신념은 우리의 성장을 방해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우리는 모두 변화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우리의 신념 또한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고정된 신념에 갇혀 사는 것은 우리의 성장을 방해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찬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