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509. 누구나 한 가지 일에서는 탁월하다 - 문명화된 상황에서는 누구나 적어도 다른 모든 사람보다 한 가지 일에서는 탁월하다고 느끼고 있다 : 보편적인 호의는 여기에서 나온다. 누구나 사정에 따라서는 도움을 줄 수 있고 따라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도움을 받아도 되는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19. p.397)
사람들은 누구나 다양한 재능과 빛깔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는 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어떤 이는 손끝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며, 또 어떤 이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빛을 발한다. 문명화된 상황에서는 누구나 적어도 다른 모든 사람보다 한 가지 일에서는 탁월하다고 니체는 말한다. 그리고 그 보편적인 호의가 여기에서 나온다고 덧붙인다.
니체는 누구나 사정에 따라서는 도움을 줄 수 있고 따라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도움을 받아도 되는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호의가 나온다고 설명한다. 마치 꽃다발 속의 한 송이 꽃이 저마다 고유한 색깔과 향기를 지니고 있듯이, 우리는 모두 다른 재능과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밤하늘의 별들이 각자 다른 빛깔과 밝기로 빛나듯, 우리 모두가 세상에 유일한 존재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우리는 종종 이러한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는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더 높은 성적, 더 좋은 직업, 더 화려한 삶을 향해 달려가면서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놓치고 만다. 마치 모든 꽃이 장미처럼 빨갛고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가 동일한 기준에 맞춰 살아야 한다고 믿는 사회적 압박 속에 놓이곤 한다.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나 역시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 나를 맞추려 애썼던 기억이 선명하다. 내가 가진 고유한 빛깔이 아니라, 남들이 선호하는 색깔로 나를 칠하려 했던 시간들 말이다. 그 결과는 결국 나 자신의 빛을 바래게 할 뿐이었다.
각자의 꽃은 피는 시기와 방식이 다르다. 어떤 꽃은 봄에 화려하게 피어나고, 어떤 꽃은 가을에 조용히 피어난다. 어떤 꽃은 햇볕을 좋아하고, 어떤 꽃은 그늘을 좋아한다.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마치 정원사가 각각의 꽃에 맞는 물과 햇빛을 주듯, 우리는 스스로에게 맞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니체의 통찰이 단순히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사회 전체의 조화와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각자의 탁월함을 인정하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보편적인 호의'가 피어난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또 내가 부족한 부분에서는 기꺼이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겸손한 태도.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관계의 시작이자 성숙한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