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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과 채움

비례 관계

by Aheajigi Jan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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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떤 것이든 한계치가 있다. 무한정 음식을 먹지 못하 듯이 말이다. 한식에 매몰되면 새로운 풍의 음식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건 미각 때문이 아니라 한식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자신의 경직되고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모든 미각의 기준을 한식에 두고 맛을 판별하면 그 어떤 맛도 만족스러울 리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결국 비워냄이 없다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곳이 없음을 의미한다. 내가 꼭 쥔 손을 펴지 못하면 늘 임계점인 채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리셋까지는 아니더라도 늘 비워냄이 있어야만 한다.

 

쥔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움켜쥔 것이 대단해서라기보다 친숙함과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 때문이다. 낯설음을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받아들이는 이도 있을 테지만 분명 두려움이기도 하다. 다음 스텝을 예측할 수 없음이 원인이기보다 대처 방안이 한정적이거나 원활한 대응을 하지 못함 때문이다.


그래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을 살아가나 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급변하는 세상이 아닌 과거를 그리워하지 싶다. 레트로감성은 듣기 좋은 포장일뿐 이런 향수에 젖는 까닭은 불편함 때문이다.


비움과 채움은 비례관계이다. 비울수록 배우려 하고 잘 받아들인다. 채워진 것을 유지하려 할수록 아집만 늘고 그 어떤 것도 거부한다.


나이 50이 내게 필요하다 하는 것은 많은 비움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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