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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을녀 Jan 29. 2024

눈오는 겨울_버스기행

눈 오는 날 버스 안 바라 본 풍경 

흰눈의 무심히 창문을 두드리면

뽀얀 안개,  민둥산이 서있다. 


할아버지의 몇가닥 남지 않은 흰머리 같이 

드믄드믄 성글게 핀 나무들  


따스한 차안과 매서운 추위를 달리는 도로 

그 사이 비집고 들어 온 얇은 성에가 

안과 밖을 나눈다. 


뜨거운 입김을 불면 

보고 싶은 것만 보이는 버스 안  


얼어버린 길들과 밤색깔 물든 풀들 

봄이 되면 깐 밤처럼 뽀얀 얼굴 살랑살랑하겠지


마을의 수호신 나무만이 고요한 시골길

거대한 마시멜로 같은 볏짐만 덩그러니

살얼음도 추위에 벌러덩 드러 누으면 


뽀얀 굴뚝 연기 피는 집

쿨~쿨~ 코고는 게으른 노부부의 낮잠 한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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