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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을녀 Sep 26. 2024

자기를 바로 봅시다

산 속 어느 암자에서

가을이란 본시 응달이

깊어질수록 벌겋다.


물 한방울 없이 말린

뙈약볕 아래

수도승은 서둘러 걷는다.


부처 앞, 수 많은 중생들처럼

자신만의 세상 애통한 사연을

개미처럼 짊어지고 응달로 간다.


모든 수도승들은 자신만이 진짜 부처인양

자신만의 세상 속 모든 시련에 합장한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문구 앞에서

간절히 절을 한다.


선한 바람만이

빨갛게 익은 땅, 엎드린 중생들에게  

불경을 속삭인다.


그 바람결 따라 약상보살님 얼굴에

미소가 퍼지는 어느 암자

산 깊은 작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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