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뻤던 일 혹은 기억에 나는 일

by 호세

안전환경 팀에서 근무한 14년 동안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관리하고 있는 공장에 1년 동안 사고가 4건이 발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해에 5월에 1건, 8월에 1건, 11월에 2건이 발생하면서 사고 조사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서 시행하고서 이제 좀 잠잠해졌다고 생각할 즈음 사고가 발생하고 또 그 사고가 잠잠해질 때 이번에는 2건 연속 같은 달에 발생하면서 폰 벨 소리만 울리면 놀랄 정도로 사고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대화될 때였습니다.


실제로 안전환경 직무를 하고 있는 제 주위의 친구 및 지인의 고충도 비슷합니다. 전화벨 소리에 놀랄 때가 많아 대부분 진동으로 설정을 해 놓습니다. 일종의 저희만의 직업병이죠. 왜냐하면 안전환경 담당자에 대부분 전화가 오는 용무의 대부분이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로 들면 대표적으로 사고가 현장에서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안전관리자, 환경관리자와 같은 담당자 및 선임자에 전화를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안전환경 직무를 하고 싶은 취준생들이나 관련직무의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중요한 메시지는 아무리 우리가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꾸준히 계속해 나가더라도 일어날 안전, 환경사고는 많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언젠가 발생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환경팀은 발생한 사고에 초연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미 발생한 사고에 스스로 자책하지 말고 앞으로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를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도 이것을 깨닫기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1년 동안 4건이 발생했을 때 다시 한번 회사 전체적으로 안전 관리시스템에 대해 뒤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존의 안전관리시스템을 전부 나열해서 평가해 보고 우리가 부족한 활동이 무엇이 있는지 파악한 후 새로운 안전관리 시스템을 정립하여 모든 직원의 안전마인드 전환과 안전문화 조성이라는 회사 내 안전의 미래가치를 정하고 안전환경 팀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때 새롭게 시행했던 활동이 매월 초 회사 입구에서 안전캠페인 시행, 안전 현수막 부착, 현장 관련 관리자 전원 매일 안전점검 실행 강화, 매일 전 직원 안전문자 송부 등 안전의식 전환을 위한 새로운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다음 해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본사로부터 한국 공장의 성과를 좋게 평가받아 무사고 3년 동안 제 개인업무평가는 최상을 받았습니다.




회사의 직원은 물론이고 내부에 들어오는 방문객, 화물차 운전기사 등의 모든 인원은 사내 안전규정을 지켜야 하고 회사가 보호해 줘야 되는 책임이 있습니다. 가끔 이 규정에 협조를 안 해주는 업체가 있을 땐 어렵습니다.

저의 사례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우체국에 등기를 보낼 게 있어서 잠시 회사 근처 우체국에 다녀왔습니다.

경비실을 지나서 사무실로 올라가려는데 자재 입고를 위해 들어오는 화물차 기사와 경비원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내 규정 상 안전을 위해 자재 상, 하차 시에 안전보호구를 착용해야 돼요. 안전 보호구가 없으면 착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 드릴 테니깐 경비실로 오세요"


"불편하게 왜 화물차 기사들만 안전 헬멧을 착용합니까?"


"기사님 안전을 위해서 그러는 거지 회사를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착용해 주세요."


"아니 그럼 왜 회사의 직원들은 안전 헬멧을 착용하고 있지 않는 거죠?"


화물차 기사는 불만을 토로하며 보호구를 입는 둥 마는 둥 하고는 화물차를 다시 타고 사내 하차 장소로 가버렸습니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화물차 기사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전하게 일할 환경을 제공하지 않고 무조건 안전을 지켜라 하는 건 회사의 잘못이지만 회사가 회사 내 인원을 보호하고자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제공하였는데 그걸 따르지 않고 사고가 난다면 사고의 책임은 사고를 당한 개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우선 우리 하차담당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화물차 기사가 하차 장소에 갔으니 작업이 끝날 때까지 안전하게 일하는지 확인을 먼저 해달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기분이 언짢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면 정상적인 상태보다 무의식적이든 고의로든 불안전한 행동을 더 할 수 있어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해당 화물차가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 회사인지, 개인 화물인지 파악을 해보니, 입고된 자재의 제조업체에서 보낸 화물차로 확인이 되어 우리 회사에 영업차 많이 방문하는 L 상무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실제로 제가 보낸 메일의 내용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상무님 처음 이렇게 인사드리네요. 저는 ooo 안전환경팀 호세 팀장이라고 합니다. 저희 공장은 안전에 최우선으로 두고 저희 공장 직원뿐만 아니라 공장 내의 방문객, 외부업체, 화물트럭 운전기사 등 모든 인원의 안전에 신경을 쓰고 그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금일 13시 30분경 ooo에서 저희 공장으로 입고를 위해 들어온 화물차가 있습니다. 경비실 안내에 따라 화물트럭 운전기사 보호구 착용을 지시하였으나 왜 착용하여야 되는 거부터 그럼 회사에 있는 직원들은 왜 헬멧을 안 쓰냐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렸습니다. 제가 지나가다가 회사 규정으로 우리를 위해서 보다 기사님의 안전을 위해서 규정을 지켜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저한테 도리어 화를 내시네요. 경비실 직원들 말에 따르면 ooo에서 들어오는 화물차 기사분들만 그런 불만을 토로한다는데, T회사 쪽에 제가 현재 컨택할 수 있는 분이 상무님 밖에 안 계셔서 이렇게 메일 드립니다.

첨부 파일은 외부화물트럭에 대한 사내 안전 규정입니다. 출고팀이 있다면 전달하여 주시고 저희 사내에서 꼭 지킬 수 있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


물론 L 상무한테만 보내지 않고 참조로 우리 회사 공장장부터 관련 팀장, 팀원, 현장관리감독자까지 모조리 달아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왈가불가 화물차 기사와 싸운다고 해결될 게 아니라 위험요인은 애초에 그 위험이 발생된 처음 시점으로 돌아가서 근본요인부터 싹 제거해야 없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예상은 내 메일을 보자마자 L상무는 얼굴이 화끈거려서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것이고, 그래서 회사 출고팀에 이 내용을 전달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쪽팔리지 않도록 모든 화물차 기사에게 교육하고 당부를 했을 것입니다. 회사를 생각하고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의 안전까지 생각하는 분이라면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309766

https://youtu.be/ZsDhXuewbVU?si=F1-zukY54eppQ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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