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닭으로 살아도 괜찮아
그래서, 논문은, 어떻게 되어가?
이미 레이스에서 도망친 행복을 맛본 나는 더 이상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나를 더 이상 훼손하고 싶지 않았다.
혹시 나처럼 번아웃에 덫에 걸린 사람이 있을까.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완벽주의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알면서도 떨쳐낼 용기가 없어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지 않을까. 그럼 혹시 내 이야기가 도움이, 조금의 위로가 될 수도 있지는 않을까. 울고 도망치고 부정하고 무기력하고 포기하는 이런 정신없는 이야기라도.
그래서 나를 위해 시작한 이 글을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 엮어내고 싶었다. 나 역시 누군가의 이야기에 그날의 마음이 죽고 살고 했던 때도 있으니까. 단 한 명이라도 내 이야기에 '이런 사람도 있네' 하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정말 그걸로 족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