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우리나라의 고무줄놀이를 했다.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 가장 기본적인 두 줄 고무줄로 발목에 걸고 월화수목금토일, 동서남북, 가위바위보를 외치며 줄 안팎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라떼는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이런 노래를 부르며 했는데 이건 차마 못 가르쳐 주겠다. 아이들은 줄이 저 아래 있는데도 점프는 허벅지 위까지 하며 줄에 발이 스치는 것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듯 교실 천장까지 뛸 기세다.
전우의 시체든 월~일이든 노래나 방식이 달라도 문제는 없다. 지금 우리가 즐겁다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남학생들이 더 열심!
오늘은 <브라질>의 전통놀이 <탐파>를 해보았다. 탐파는 브라질어로 병뚜껑을 뜻한다.
길을 큰 도화지에 그리고 손가락으로 병뚜껑을 튕겨 출발부터 도착까지 누가 먼저 가는지를 겨루는 게임이다. 내가 직접 길을 그려주기보다는 각자 그리게 했다.
반마다, 또 그 안에서 그룹마다 곧게 뻗은 길, 구불구불한 길이 각양각색이다.
모두 다른 길들- 나는 과연 어떤길을 가는 중일까?
각 칸에 이동 규칙도 학생들이 스스로 정하게 했다. ⚝별 모양을 그려 넣고는 앞으로 3칸 전진이라고 했다.
X 엑스는 처음부터 다시 출발이라고 했다. 가혹한 규칙이다. 어떤 조는 이동하는 칸마다 규칙이 다 있어서 말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도대체가 어쩌라는 건지 전진도 후진도 못 하게 되었다.
나와 아이들은 한바탕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이들이 그려놓은 다양한 길을 보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 그리고 걸어갈 길을 바라본다. 우린 다 출발선에서 똑같이 시작했고 언젠가는 도착하게 될 것이란 걸 안다. 각자의 길은 스스로 정하고 걸어가는 것! 뒤로 몇 걸음 후퇴할 수도 있고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착점 저기 있음을 알기에 쓰러지고 무너져 속은 쓰라려도 원래 길이란 이런 것이려니... 하고 한바탕 웃고 다시 시작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