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작가를 꿈꾸며
그 많은 창작반 수료생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by
VIVA
Mar 13. 2021
매년 초 여러 방송국에서 드라마 공모전을 진행한다.
드라마 대세로 자리 잡은 TvN 은
늘 1월에 오펜 O'PEN 단막극 공모를 낸다
작가가 총 5편의 단편을 응시할 수 있다.
TvN과 맘먹는 JTBC는 오펜
이후
2월 전후로 공모전을 시행하는데
단막극뿐 아니라 미니 시리즈도 동시에 진행한다.
JTBC는 신인뿐 아니라 기성작가
그리고 제작사 차원에서도 지원할 수 있기에
신인에게 공모전 합격이 주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그리고 SBS는 3월에 2부작을,
KBS는 4월에 16부작을
MBC는 5월에 4부작 공모전 응시를 알린다.
이후 여름 지나
가을과 겨울에 KBS의 단막극 공모전과
한국방송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신인 작가 공모전이 있다.
이 외에도 유명 제작사들이 주관하는 드라마 공모전과
카카오 TV의 웹드라마, 숏폼 그리고 영상진흥원,
각종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스토리 텔링 공모전 등
크고 작은 공모전들이 마치 밭을 갈고 모내기를 하고
잡초를 뽑아 추수하는 농부의 마음에 새겨진 절기처럼
내 달력에 빼곡히 적혀 있다.
생계와 더불어 공모전을 준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타고난 스토리 텔링의 천재적 재능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이야기의 구성과 인물의 캐릭터를 설정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은 물론 집중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일습관이 나에게만 있을 수도 있다.
어떤 작가님은 본격적으로 전업작가가 되기 전
일 하면서도 끝없이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감정으로 어떤 대사를 칠지
끊임없이 생각한 덕분에
일과 작품 활동을 병행할 수 있다 하셨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이렇게 멀티 태스킹하며
자유 자재로 스위칭하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작품을 쓰기 위해
드라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하지만 시간이 도통 나지 않고
시간이 나면 머리를 쉬게 하거나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핑계로
앉아서 멍하니 있거나 생각만 하고
그렇게 생각하다가 졸리면 잠이 들고
잠자면서도 생각하다가 다음날 되면
해결해야 되는 생계와 일상에
드라마 쓰기는 뒷전이 된다.
'드라마 쓰는
시간'이라고 고집스럽게
나 자신에게 요구하지만
또한 고집스럽게 나는 드라마를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올해도 어김없이 공모전이 다가왔고
마치 내가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착각에 사로잡혀
마감의 모래시계가 뒤집히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매년 오펜과 JTBC단막 공모전 응시 작품은
평균 5000편 전후라고 들었다.
과연 내가?.........
산술적인 경쟁률 소식에 머리가 마비된 듯했다.
나
, 인구 폭발 세대로
언제나 머리수 터지는 경쟁 속에서 살아왔는데...
대학 입시도
몇십 대 일을 넘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5000 : 1??????
작가 교육원의 입학 경쟁률도 만만치 않았다고 들었는데
입학에서 부터 연수반,전문반 그리고 창작반까지
나름의 경쟁률을 뚫고 살아남은 나에게
이 숫자는 넘사벽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건 나만의 문제일까?
계속해서 물밀려 오듯 넘쳐나는 작가 교육원의
교육생들,
온라인 카페의 드라마 창작 관련 카페의 회원들,
문창과 졸업생들
, 그리고 창작반까지 수료한 문우들..
이들 중에 공모전에 당선하고 데뷔하고
기성작가 대열에 등단할 사람은
오천의 일이 아닌 만 분의 백만분의 일인데....
아.... 잊자..... 잊어.....
심장이 쿵쿵거린다.. 혈압 오르기 전에
호흡을 조절하고 책상에서 일어나 작업실을 서성거린다.
괜찮아.. 괜찮아야만 한다
글 쓴다고 구상만 하고 생각만 하는 지금
이제야 가제를 쓰고 로그 라인을 써내고
등장인물 이름을 찾아낸다.
버티는 힘 또한 노력이기에
나 자신과 나의 시간과 나의 운빨과 경쟁하는
지금.... 버텨야 한다.
똬리를 풀지 마..
전업작가의 꿈을 위해....
그나저나 그 많은 졸업생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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