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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eon Feb 26. 2020

대만에 살면 안 좋은 이유 7가지


https://brunch.co.kr/@emmaminjujeon/12

대만에 살면 좋은 이유를 알고 싶으시면 위 링크로!



1. 일에 대한 책임감이 적은 편이다.

지난 '대만에 살면 좋은 이유 7가지' 글에서 개인에 대한 평가를 덜 하고, 압박이 덜하기 때문에 업무나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다는 점을 꼽았다.


문제가 있으면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다는 같이 해결해나가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이게 잘못하면 누가 책임자인지 모호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일에 대한 책임과 압박이 적으니, 업무 속도도 느리고 일 추진이 어렵다. 모두가 조직의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해결하지 않는다. 대만 사회가 정체되는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2. 낡은 시스템, 세계화는  얘기 

대만은 일본과 함께 현금 사용률이 높은 국가다. 대부분의 식당이 카드 사용 불가다. 외식을 위해서는 매번 돈을 atm기에서 뽑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신용카드 단계를 넘어, 페이 시대로 바로 넘어가고 있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 라인 페이 ) 페이 인프라도 아직은 부족하다.


대만 은행에서 한국은행에 돈을 송금하다 깜짝 놀랐는데, 커미션이 송금 금액의 3분의 1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유를 알아보니, 대만 은행에서 미국 은행으로 다시 한국은행으로 송금이 되고 매번 커미션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대만 은행에서 만든 카드가 한국에서 출금이 안되기도 하고,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이 세계화와는 멀다.


3. 디자인 점수가 빵점

한국이 워낙 디자인 강국이기도 하고, 아시아에서는 문화적으로 선두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만의 디자인이 구려 보일 때가 많다.  대만은 한국보다 한 단계 낮은 색깔을 즐겨 쓰는데, 어두운 색깔들이 보색 조합으로 간판과 이미지에 도배되어 있다.


이 디자인에 대한 감각은 웹사이트 ux로 이어져서,

어떤 웹사이트는 마치 한국의 2000년대에 머물러 있는 듯 보인다. 대만의 대표적인 e commerce 사이트 pc home UI를 보시라..



아름다움에 대한 포기는 생각보다 고통스럽다. 흉물스러운 건축들과 간판이 많이 있는 신베이 지역의 방문을 꺼리게 될 정도이다.


4. 개인들도, 회사들도 장기계획이 없다.

대만 젊은이들은 해외여행을 아주 자주 간다. 대만 사람들은 일본 여행을 아주 즐기는데 일본의 경우 일 년에 2-3번 방문하고, 그 외 한국, 홍콩, 필리핀 등 가까운 지역에 여행을 꼭 다니는 편이다.


신입 초봉이 100만 원이 안 되는 나라이지만, 젊은이들은 저축을 하지 않고 오직 오늘을 위해 산다. 비정상적인 집값( 타이베이의 아파트값은 서울의 2-3배) 때문에 집을 살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쉽게 회사를 그만두고, 회사도 사람을 쉽게 자른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를 키워나가기보다는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니 회사는 성공하지 못한다.  이런 대만 회사에서 장기적인  기획이나 플랜은 절대 꽃을 피우지 못한다.


5. 섬나라다.

대만에 3년 살면서, 정말 웬만한 곳은 다 가봤다. 컨딩, 가오슝, 뤼다오, 위산까지.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해외로 떠나야 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제약이다. 게다가 대만은 한국 국토의 3분의 2 정도,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산인지라 사람이 사는 곳만 따지면 한국 국토의 3분의 1도 안된다.


이 작은 국토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놀랍게도 세상에 대한 인지에도 영향을 준다. 내가 갈 수 있는 곳에 범위가 작아지고, 나의 행동과 목표, 이상향도 작디 작아진다.  사업의 비즈니스 크기도 작아진다.


6. 한국인에 대한 편견 

물론 대만은 정말 한국인에게 선량한다. 그러나 우리가 외국인에게  특정한 편견을 갖고 있듯이, 대만인들도 그렇다. 대만인들은 주로 미디어 뉴스나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접하는데, 대만 미디어는 시청률을 위해 악질적이고 자극적인 뉴스를 내보내기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한국인들이 성형을 많이 하고, 한국인들이 대만인 대상으로 사기를 쳤다는 등의 거짓 뉴스가 있다. 또는 한국인에 대한 무지와 호기심으로 나를 ‘외국인, 한국인’으로 보고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물어볼 대세로 무례하게 구는 이들도 있다.


7. 사회가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다.

대만의 고고로를 발견하고 내가 그렇게 신이 났던 이유는 나를 즐겁게 해 줄 새로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매일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인사이트를 주는 이벤트가 많다. 사회가 역동적이고 내일은 오늘보다 늘 새로운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대만은 아마 몇 년 후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대만에 살면 안 좋은 이유 7가지를 적어보았다.  대만은 분명히 살기 좋은 나라이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7가지가 누군가에게는 아주 크리티컬 한 단점이 될 수 있다.


다음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 경험한 일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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