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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eon Jun 03. 2020

언어의 정상에 오르는 방법 2

어? 나 다 알아듣고 있네?


** 초급에서 중급 단계 비법은 아래 글을 참고

https://brunch.co.kr/@emmamon/45



1. 업무에서 활용도가 높은 단어부터 익혀라

외국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메일에도, 회의에서도 도처에서 모르는 단어가 보이고 들린다. 이때 모든 단어를 익히겠다는 욕심이 생기는데, 우선 회사에서 정말 많이 쓰는 비즈니스 용어부터 익혀야 한다.  IT 회사의 경우에는 ‘전환’, ‘업로드’, ‘업데이트’에 해당하는 轉換、 上線(上架), 更新과 같은 단어 사용도가 아주 높았다.    


2. 1대 1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기

이렇게 미팅과 보고서에서 발견한 단어들을 메모해두었다가, Amazingtalker와 같은 1:1 선생님 매치 서비스를 활용해서 공부했다.  보통 60분에 수업에 2만 원 안팎의 가격을 투자했다. 수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내가 하는 업무를 공유하다 보면 선생님이 해당 단어의 쓰임새와 용법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려준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1대 1로 선생님에게 코칭을 받았다.


1:1 선생님 수업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유롭게 대화하는 방식의 수업이기 때문에 숙제나 시험 같은 강제적인 학습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배운 내용이 수업 후에 휘발될 수 있으므로, 학습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실제 업무에서 자주 사용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https://amazingtalker.com/invitee/g8sPkWjzr2whGbtmXAen6Jim


3. 이상적인 목표 재설정하기

학생 때와 달리 직장인의 경우, 자신에게 할당된 업무를 수행하고 결과로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언어 공부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어느 정도 소통이 되고 있는 수준이라면, 언어면에서 부족해도 성과를 보여준다면 직장 생활은 문제가 없다.  여기서 언어 정상에 오르기 전의 정체기가 오는 것이다.


이때 '완벽'을 목표로 마음가짐을 바꿔야만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넘어갈 수 있다.  나의 중국어 목표는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수준'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현지인 수준의 고급 단어와 표현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 '중국어로 된 자료를 부담 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정도'로 재설정해야 한다.


이 목표 재설정 자체가 불필요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초급에서 중급으로 가는 것보다, 중급에서 고급으로 가는 길이 어쩌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는 스스로에게 더 높은 수준을 푸시할 필요가 있다.


4. 귀 열어두기

우리 회사는 한 달에 한번 전 직원이 모여서 각자의 성취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엔지니어 / 디자이너 / 마케팅 / cs 담당자 등 모든 부서가 한 챕터씩 하다 보면 3시간이 될 때도 있다.   한국어로도 집중하기 힘든 내용인데, 그래도 귀를 열어두고 있어야 했다.  덕분에 업무를 하면서 실력이 가장 많이 상승한 분야가 '듣기'였다.  기회가 있으면 업무 관련 세미나에도 참석하려고 했다.  한 번은 에어비앤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주최한 강연에 갔다.  역시나 한국어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는데, 집중해서 들으니 60~70%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고통스럽지만 이렇게 계속 귀를 열어 듣고, 내용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급 중국어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느 순간 '어?! 나 다 알아듣고 있네!'라는 순간이 온다.


5. 언어 배우기를 사랑할 것

3번에 언급한 것처럼 중급에서 고급으로 가는 과정에서 언어 학습의 정체기가 온다.  이때 이 정체기를 타파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언어 배우기 자체에 대한 관심이다.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명확하게 번역될 수 없는 단어들을 알아갈 때의 쾌감이다.   


예를 들면 插花 는 표면적으로는 꽃꽂이라는 뜻이지만,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고 곁다리로 해보다, 가볍게 시도해보다 라는 뜻이 있다.  後果라는 단어는 직역하면 최후의 결과이지만 사실은 후폭풍, 나중에 뒤딸려오는 안 좋은 결과, 뒷감당 같은 뜻이다. 이렇게 교과서에 잘 나오지 않는 표현을 만났을 때, 즐겁고 흥미로운 마음이 생겨야 언어 실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루하루 언어의 정상을 목표로 두고 공부한다.  현재 중국어라는 산을 하이킹을 하며, 언어의 트레일을 누비고 있는 단계이고, 이 산행이 상당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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