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2장: 내 돈은 어디로 흐르는가?

3부 1장에서 우리는 흩어져 있던 나의 '자산 지도'를 그렸습니다.

내가 가진 돈이 '물(현금)', '얼음(저축)', '수증기(투자)' 중 어디에 있는지, 그 자산을 볼 때 내 기분이 어떤지(감정) 확인했죠.


이제 1단계의 두 번째 과제입니다.

지도가 '정지된 상태'를 보여줬다면, 이제는 내 돈이 매일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흐름)'를 추적할 차례입니다.


"설마... 가계부 쓰라는 건가요?"


이 단어를 듣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분들 많을 겁니다.

'가계부'. 우리에게 이 단어는 '절약', '반성', '숙제'와 같은 말입니다.

매일 영수증을 모으고, 항목별(식비, 교통비, 문화생활비...)로 지출을 나누고, 월말에 '이번 달 커피값 15만 원. 다음 달엔 10만 원으로 줄이자'고 다짐하는 행위. 하지만 다음 달에도 커피값은 15만 원이 나오고, 우리는 "나는 역시 안 돼"라며 자책하고 가계부 앱을 지워버립니다.

기존 가계부가 실패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목적이 '절약'과 '반성'이기 때문입니다.

절약은 고통스럽고, 반성은 기분 나쁩니다. 우리는 고통스럽고 기분 나쁜 일을 꾸준히 할 수 없습니다.


DMP 가계부는 목적이 다릅니다.

DMP 가계부의 목적은 '절약'이 아니라 '만족'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돈을 적게 쓰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돈을 써도 더 행복하게, 나답게 쓰는 것'입니다.

2부에서 확인했듯, '현재의 희생'은 '미래의 보상'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재의 만족'을 높이는 방향으로 돈을 써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돈을 쓸 때 '어떤 마음으로(Before)' 썼고, 쓰고 나서 '어떤 기분인지(After)'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만족스러운 소비(행복)'는 늘리고, '후회하는 소비(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STEP 1: '숫자' 대신 '감정'을 기록하기

DMP 가계부는 영수증이나 카드 내역이 필요 없습니다. 당신의 '기분'만 기록하면 됩니다. 딱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1. 고정/변동 구분하기 (★중요★)

[고정]: 매달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 (월세, 보험료, 통신비, 대출이자, 적금 등)

[변동]: 나의 '선택'으로 지출하는 돈 (식비, 쇼핑, 교통비, 문화생활 등)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STEP 3에서 설명합니다.)


2. Before (망설임): 돈 쓰기 직전, 당신의 마음은?

[1점] 즉시, 고민 1도 없음: 숨 쉬듯 자연스럽게 결제. (예: 매일 마시는 커피, 버스 카드)

[2점] 망설임, 고민함: "이거 꼭 필요한가? 더 싼 건 없나?" 잠시 생각함. (예: 점심 메뉴 고를 때)

[3점] 신중, 망설임: "이거 사도 되나?"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며칠간 고민함. (예: 비싼 옷, 신형 기기)


3. After (만족도): 돈 쓰고 나서, 당신의 기분은?

[A] (행복): "돈값 하네!", "역시 잘 샀어!", "너무 행복하다!"

[B] (보통): "나쁘지 않음", "그냥 그럼", "필요해서 산 거니까"

[C] (후회): "아, 괜히 썼다", "돈 아깝다", "후회된다"



STEP 2: 3x3 매트릭스로 '나의 소비 패턴' 찾기

이 기록이 한두 달 쌓이면, 당신의 소비는 9개의 칸으로 분류됩니다.

이 '3x3 매트릭스'가 당신의 진짜 '소비 지도'입니다.

image.png

[핵심 영역 해석]

[1A] (고민 없이 → 대만족)
당신의 '찐행복 버튼'입니다.
(예: 친구와 먹는 치맥, 최애 굿즈, 퇴근길 꽃 한 송이).
DMP는 이 [1A] 소비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A] (고민 끝에 → 대만족)
'성장을 위한 투자'입니다.
(예: 비싼 강의 결제, 헬스 PT 등록, 맥북 구매).
당신을 성장시키는 가치 있는 지출입니다.


[3C] (고민 끝에 → 대후회)
'최악의 실수'입니다. 돈, 시간, 감정을 모두 낭비한 소비입니다.
(예: 스트레스성 폭식/쇼핑, 남 따라 산 주식 물타기).
DMP는 이 [3C]를 근절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C] (고민 없이 → 대후회)
'습관적 낭비'입니다.
(예: 안 보는데 나가는 구독 서비스, 습관적인 편의점 군것질, 새벽 배달).
가장 먼저 점검하고 줄여야 할 지출입니다.


[일상 영역 해석] (이 5칸이 당신의 '평소 모습'입니다)

[1B] (고민 없이 → 쏘쏘)
'자동화된 필수 지출'입니다. (예: 교통비, 통신비, 학자금 대출).
아무 감흥 없는 게 정상입니다.


[2B] (살짝 고민 → 쏘쏘)
'합리적 소비'입니다. (예: 점심 메뉴, 마트 장보기).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잘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3B] (고민 끝에 → 쏘쏘): '어쩔 수 없는 지출'입니다.
(예: 갑작스러운 경조사비, 병원비).
만족스럽진 않지만 필요한 지출입니다.


[2A] (살짝 고민 → 대만족): '소소한 성공'입니다.
(예: "살까 말까 고민하다 산 옷인데 마음에 드네!"). 당신의 '가성비 만족' 기준을 보여줍니다.

[2C] (살짝 고민 → 대후회): '아쉬운 선택'입니다.
(예: "A랑 B 중에 고민하다 B 샀는데... A 살 걸."). 나의 선택 기준이 흔들렸다는 신호입니다.



STEP 3: "고정지출 C등급"이 진짜 위험한 이유 (★핵심★)

DMP 가계부가 '고정/변동'을 구분하는 이유는,

같은 'C(후회)' 등급이라도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변동지출]의 C등급 (예: 새벽 떡볶이 1C)
의미: '행동'의 문제입니다. "내가 스트레스받을 때 이런 행동을 하는구나."
해결: 행동을 바꾸면 됩니다. (예: 배달 앱을 지우거나, 스트레스를 다른 방식으로 푼다.)

[고정지출]의 C등급 (예: 월세 3C)
의미: '삶의 구조'가 문제입니다. "나는 이 집(혹은 지역)에 사는 것 자체가 너무 불만족스럽다."
해결: 행동이 아니라 '삶의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예: 다음 계약 만기 시 이사를 계획한다.)


매달 붓는 적금은 어떤가요? 이것 역시 [고정] 지출입니다. 고정지출에 대한 감정을 살펴보면,

만약 'After A (대만족!)'라면, 당신은 저축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거나, 그 저축이 '찐욕망(예: 여행 자금)'과 연결되어 '설렘'을 주는 것입니다. (예: 이채움의 여행 적금)

만약 'After B (쏘쏘~)'라면, 그 저축은 '의무감'이나 '미래 대비'를 위한 합리적 행위입니다. (예: 김현실의 청약)

만약 'After C (현타...)'라면? 당신은 지금 당장의 행복(물)을 너무 억누르며 무리하게 '얼음'을 만들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나는 현재를 너무 희생하고 있다"는 강력한 구조적 신호이며, 저축액을 줄이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처럼 '고정지출'의 감정은 당장 바꿀 수 없는 당신 삶의 '구조적인 만족도'를 보여줍니다.DMP 가계부는 바로 이 신호들을 잡아내기 위한 도구입니다.


STEP 4: 나의 'DMP 가계부' 기록하기

DMP 가계부는 '절약 챌린지'가 아닙니다.

"나는 1C(습관적 낭비)가 많으니 실패했어!"라고 지금 당장 '판단'하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것은 당신이 당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소비의 감정'을 그저 조용히 '듣는' 과정입니다. 판단은 나중의 일입니다.

이 '데이터'가 한 달, 세 달 쌓일수록, 당신은 굳이 애쓰지 않아도 '아, 나는 이때 돈을 쓰면 행복하고(A), 저럴 땐 후회하는구나(C)'라는 '나만의 기준'을 갖게 될 것입니다.


image.png


[CHECK POINT] '김현실'과 '이채움'의 가계부는 어떨까요?

3부 1장에서 '자산 지도'를 그렸던 두 사람의 '돈의 흐름'은 어떻게 다를까요?

(예시 1) 김현실 (29세, 직장인 5년 차, 세후 280만 원)

특징: 고정지출(월세)에 대한 'C' 감정이 큼. '1A(행복)' 소비가 적고, '1B(습관)' 소비가 많음.


(예시 2) 이채움 (32세, 프리랜서 6년 차, 세후 330만 원)

특징: '1A(행복)'와 '3A(성장)' 소비가 명확함. '1C(낭비)'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음.


두 사람의 가계부에서 보이듯, DMP 가계부는 '반성문'이 아니라 '데이터 리포트'입니다.

김현실은 '월세(고정 C)'와 '물타기(변동 3C)'가, 이채움은 '새벽 떡볶이(변동 1C)'가 가장 큰 문제임을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이제 1, 2장에서 우리는 '내 자산 지도(현실)'와 '내 소비 패턴(흐름)'을 모두 파악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현재 위치'와 '현재 속도'를 입력한 셈입니다.


이제 Phase 2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그래서, 내가 가고 싶은 '목적지'는 어디인가?


바로 당신의 '진짜 욕망'을 꺼내볼 시간입니다.

keyword
월, 목 연재
이전 16화3부 1장: 내 돈의 현주소 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