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3장 진짜 '욕망' 꺼내보

미래 계획 (내가 원하는 것 그리기)

3부 1장(자산 지도)과 2장(DMP 가계부)을 통해 우리는 '현재 위치(자산)'와 '현재 속도(흐름)'를 파악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기 전, 모든 점검을 마친 셈이죠.

아마 당신은 '그래서 이제 뭘 어쩌라고?'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을 기대할지도 모릅니다.

'데이터가 나왔으니, 이제 표준 공식에 넣으면 답이 나오겠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만약 재무설계에 모두가 따라야 하는 '정답'이나 '표준 기준'이 있다면, 그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그 말은, 비슷한 급여로 비슷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모두 똑같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쿠키 커터처럼요.

의류비, 식비, 주거비가 표준화되고, 그래서 모으는 돈도 비슷하게, 비슷한 시점에 비슷한 집을 사야 합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 인생을 '저축 중학교' 3학년으로 보는 것과 같습니다.

모두가 '계좌 잔고(성적)'라는 단 하나의 과목만 공부해서,

더 좋은 '고등학교(더 나은 지역의 아파트)'에 진학하는 게임이죠.

그런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요? 당장 당신의 현실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알 겁니다. 우리는 부모님을 부양하기도 하고, 혼자 살기도 하며, 같은 동네에 살아도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음식, 영화, 여행이 다 다릅니다.

그런데 모두에게 '표준화된' 삶, 즉 같은 수준의 여행, 영화, 음식을 즐기라고 제안하는 계획이 과연 우리에게 최적의 효과(효용성)를 안겨줄까요?


아닙니다. 그 '그럴싸해 보이는' 방식의 결말은, 2부 1장에서 본 '최사장'님의 30년 저축처럼 되기 쉽습니다.

'숫자'는 달성했지만, 물가에 '가치'를 잃어버리는, 무의미한 전제와 불가능한 효용성에 기댄 계획일 뿐이죠.

어쩌면 우리는 '현재를 희생하라'는 그 익숙한 말에서, 마치 익숙한 학대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심리처럼 잘못된 안정감을 느껴왔는지도 모릅니다.


DMP는 이 낡은 프레임을 버립니다. 2부 4장에서 말했듯, 개인 재무관리의 모체인 '기업 재무관리'는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합니다. 기업은 '절약'이 아니라 '목적에 맞는 재투자'로 가치를 키웁니다.


진짜 개인 재무관리도 '개인 가치의 극대화'여야 합니다.

하지만 기업과 달리, 우리는 '목적'을 정하고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DMP는 3부 1, 2장에서 찾은 '숫자'를 가지고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나의 목적지'를 찾는 가장 이상하고도 중요한 작업을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의 목적을 찾는 것은, 우리의 '욕망'을 찾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DMP는 '욕망'을 '적'이 아니라 '나침반'으로 봅니다.

욕망은 당신이 돈을 낭비하게 만드는 '지름신'이 아닙니다.

오히려 "야, 네 인생 이쪽이야!"라고 알려주는, 당신 안에 있는 유일한 '나침반'입니다.

내가 뭘 할 때 신나고, 뭘 가져야 만족하는지(찐행복, 1A) 알아야, 비로소 '나에게 딱 맞는' 돈 관리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서울'이라는 목적지를 찍어야 경로가 나오듯, 내 삶의 목적지인 '욕망'을 알아야 돈을 어디로 흘려보낼지 '기준'이 생깁니다.

2부에서 낡은 지도를 버렸으니, 이제 3부 3장에서는 우리만의 새로운 나침반을 만들 차례입니다.


STEP 1: '필터링 금지'하고 모든 욕망 꺼내기

자, 이제 당신의 진짜 욕망을 '언박싱'할 시간입니다. 방법은 놀랄 만큼 간단합니다. 빈 종이(새 노트, 태블릿, PC 메모장 뭐든 좋습니다)를 꺼내고, 당신 머릿속을 스치는 모든 '하고 싶다', '갖고 싶다', '가보고 싶다', '되고 싶다'를 자유롭게 적어보는 겁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규칙: '필터링 금지'

"이걸 써도 되나?"

"너무 유치한데?"

"돈도 안 되는 것을 목표로 해도 되나..."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너무 속물 같아 보이나?" (예: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

이런 '자기 검열'과 '현실 감각'은 잠시 꺼두세요.

지금 이건 누구에게 보여줄 재무 보고서가 아닙니다. 오직 당신만 볼 '욕망 위시리스트'입니다.

일단 다 적어보는 겁니다.


STEP 2: '욕망 치트키' 질문 활용하기

막상 펜을 들면 "뭘 써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내가 원하는 것'을 생각하는 훈련을 멈춰왔으니까요.

그럴 땐 이 '치트키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당신 마음속 깊은 곳, 현실의 벽에 가려져 있던 진짜 욕망을 톡톡 건드려줄 겁니다. 질문 옆의 예시처럼, 당신만의 솔직한 이야기를 적어보세요.


[로또 1등 당첨] 만약 돈이 무한리필 된다면? 당장 뭘 지르고 싶나요?
"일단 6개월짜리 세계 여행부터 끊을 거예요.
매일 5성급 호텔 조식 먹으면서 다음엔 어느 도시로 갈지 정하는 상상...
아, 그리고 부모님 집 대출금 당장 갚아드리고, 잔소리 대신 '고맙다'는 말 듣고 싶어요."

[남 눈치 제로] 인스타 자랑 1도 못해도, 나 혼자 좋아서 할 일은 무엇인가요?
"사실 저, 화분 키우는 거 진짜 좋아해요.
주말 내내 흙 만지면서 분갈이하고, 베란다 정원에서 햇볕 쬐면서 멍때리고 싶어요.
아무도 안 알아줘도 그냥 제가 행복해요."

[타임머신 찬스] "아... 그때 했어야 했는데..." 놓쳐서 후회했던 거, 다시 기회가 온다면?
"대학생 때 교환학생 갈 기회가 있었는데, 당장 알바비 모으는 게 더 급해서 포기했어요.
그때 만약 용기 내서 갔다면, 지금 제 시야나 직업이 달라졌을까요?
딱 1년만이라도 완전히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인생 리부트] 지금 내 직업, 나이, 통장 잔고 싹 다 리셋된다면? 뭘 선택하고 싶나요?
"지금은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개발자 하고 있지만,
사실은 목공 기술 배워서 저만의 가구를 만들고 싶었어요.
돈은 덜 벌어도, 손으로 직접 뭔가를 완성하는 그 느낌이 너무 그리워요."

[소확행 끝판왕] "이것만 있으면 평생 행복할 듯?" 싶은, 아주 사소한 것은?
"퇴근하고 집에 왔을 때, 샤워 싹 하고 뽀송한 이불에 누워서 넷플릭스 첫 화 트는 그 순간이요.
그리고... 비 오는 날 창가에서 빗소리 들으면서 따뜻한 라떼 마시는 거요."



[CHECK POINT] '돈이 드는 욕망'과 '돈이 들지 않는 욕망' 모두 중요하다

욕망 리스트를 적다 보면, 자연스럽게 "돈"과 직결된 것들이 튀어나옵니다.

"한강 뷰 아파트 전세 자금" (돈 O, 고액)

"최신형 맥북 프로" (돈 O, 중액)

"부모님 용돈 매달 100만 원 드리기" (돈 O, 시스템)

"따박따박 월세 나오는 오피스텔 갖기" (돈 O, 시스템)

"그래서, 일단 1억 모으기" (돈 O, 목표)


아주 좋습니다. 이것들이 바로 우리가 돈 관리를 하려는 '이유' 그 자체입니다. 이런 구체적인 재무 목표들을 빼놓고 계획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는 욕망도 좋습니다. "속물적"이라고 스스로 검열하지 말고, 솔직하게 전부 적으세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빠뜨리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우리는 '돈이 드는 욕망'에만 매몰된 나머지, '돈이 거의 들지 않는' 욕망들을 하찮게 여기거나 잊어버립니다.

"주말에 늦잠 실컷 자기" (돈 X)

"좋아하는 음악 크게 틀어놓고 춤추기" (돈 X)

"매일 저녁 30분, 아무 방해 없이 산책하기" (돈 X)

"소중한 사람과 진지한 대화 나누기" (돈 X)


DMP의 핵심은 이 두 가지 욕망의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돈이 드는 욕망(재무 목표)'은 우리에게 돈을 모으고 관리할 '동력'을 줍니다.'돈이 들지 않는 욕망(현재 만족)'은 2부 1장의 최사장님처럼 모든 것을 희생하지 않도록, '오늘의 만족도'를 지켜주는 '브레이크'가 됩니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 계획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돈 드는 욕망'만 있으면 삶이 팍팍해지고,'돈 안 드는 욕망'만 있으면 '수증기(투자)'나 '얼음(저축)'을 만들 동력을 잃게 됩니다. 둘 다 솔직하게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WORK SHEET] 나의 '욕망 아카이브' 만들기

자, 이제 종이(혹은 파일)를 펴세요. 중요한 것은 '잘 쓰는 것'이 아닙니다. '다 쏟아내는 것'입니다.

"이건 욕망이 아니라 그냥 잡생각인데?" → 괜찮습니다. 적으세요.
"너무 뒤죽박죽인데?" → 원래 그게 정상입니다. 적으세요.
"방금 적은 거랑 모순되는데?" → 상관없습니다. 그냥 적으세요.

지금은 머릿속 창고 대청소를 하는 시간입니다. 쓸 만한 물건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판단하고, 일단 창고 안의 모든 물건을 밖으로 다 꺼내 늘어놓는 겁니다. 유치해도 좋고, 속물 같아도 좋습니다.

이 단계에서 당신의 유일한 임무는 '솔직하게 전부 나열하는 것'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다 적어보세요. 완벽한 리스트를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이건 한 번 하고 끝내는 숙제가 아니라, 평생 계속될 '나와의 대화'입니다. 오늘 다 썼다고 끝내지 말고, 길을 걷다가,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이 리스트에 추가하세요.


이 리스트가 바로 3부의 나머지 과정을 이끌어갈 가장 중요한 '설계도면'입니다.

자, 이제 당신의 첫 번째 '욕망 아카이브'가 만들어졌습니다. 리스트를 보니 어떤가요?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나요, 아니면 생각보다 적어서 당황했나요?

어느 쪽이든 괜찮습니다. 이제 막 나침반을 손에 쥔 것이니까요.

다음 4장에서는, 이 리스트에 적힌 수많은 욕망들 중에서 '남의 욕망(가짜)'을 걸러내고, '진짜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욕망(진짜)'을 찾아내는 필터링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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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POINT] '김현실'과 '이채움'의 욕망 아카이브

김현실 (29세, 직장인)의 아카이브 (일부 발췌)

학자금 대출 1,800만 원 다 갚기 (제발!)

월세 500/55 원룸 탈출 → 1,000만 원짜리 전세 원룸 이사

5년 된 중고차 바꾸기 (최소 아반떼)

부모님께 용돈 월 50만 원씩 드리기

물린 주식 본전 오기

소개팅할 때 "월세 살아요"라고 말하지 않기

1억 모으기 (숫자 자체가 주는 안정감)

점심 메뉴 가격 안 보고 먹기

금요일 저녁에 치킨 말고 스시 먹기

(등등...)


이채움 (32세, 프리랜서)의 아카이브 (일부 발췌)

6개월 동안 남미 여행 (일 안 하고)

스페인어 원어민처럼 하기

맥북 최신형으로 바꾸기 (일해야 하니까)

작업실 겸 스튜디오 얻기 (집이랑 분리)

석사 대학원 진학 (미디어 아트)

서핑 배우기 (발리 가서)

클라이언트에게 '갑질' 당하지 않기

고양이 키우기

매일 30분 산책할 여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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