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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3장: '안전빵' 투자의 시작

채권 직접 사는 법 (HTS 완전 정복)

1장(CMA)에서 비상금을, 2장(적금)에서 단기 목돈을 모으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차례입니다.


예금, 적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주식보다는 안전한 어딘가에 돈을 '배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도구가 바로 '채권'입니다.

"채권? 그거 너무 어렵고 위험한 거 아니야?"

뉴스에서 국채 금리니 회사채 부도니 하는 어려운 말들만 들어서인지, 채권이라고 하면 왠지 전문가나 큰손들만 하는 투자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채권은 우리 주변에 가장 흔하고 기본적인 금융 상품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제대로만 고르면, 예금만큼 안전하면서도 이자는 더 받을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안전빵 투자'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채권, 쉽게 말해 '돈 빌려주고 받는 차용증'

채권의 개념은 아주 간단합니다. 돈이 필요한 누군가(정부, 공공기관, 회사 등)가 돈을 빌리면서 “언제까지(만기), 얼마의 이자를, 어떻게 갚겠다"고 약속하며 발행하는 '차용증'입니다. 우리는 그 차용증을 사서 돈을 빌려주고, 만기까지 기다렸다가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습니다.

발행 주체 (누가 우리 돈을 빌리나?)
국가: 국채 (가장 안전!)
지방자치단체: 지방채
공공기관 (한전, 도로공사 등): 특수채/공사채
금융기관 (은행 등): 금융채 (은행채 등)
주식회사 (삼성전자, 현대차 등): 회사채

핵심 약속: 만기일, 이자율(표면금리), 이자 지급 방식(중간 지급 or 만기 일시 지급)


예를 들어, 'OO카드 2610'이라는 회사채는 'OO카드'라는 회사가 2026년 10월까지 돈을 빌리고, 그 기간 동안 약속된 이자를 주겠다는 증서입니다. 우리가 이 채권을 산다는 것은, OO카드에게 돈을 빌려주고 만기 때 이자와 원금을 받기로 약속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 채권을 알아야 할까? (Feat. 예금보다 낫다)

"그냥 예금하면 안 돼?" 물론 예금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채권은 예금보다 몇 가지 더 나은 점이 있습니다.


더 높은 금리: 일반적으로 같은 만기의 예금보다 채권의 금리(수익률)가 더 높습니다.
(발행 주체의 신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우량 회사채 기준)

이자 받는 재미 (이표채): 예금은 만기 때 이자를 한 번에 받는 경우가 많지만, 채권 중에는 3개월이나 6개월마다 꼬박꼬박 이자를 지급하는 '이표채'가 많습니다. 마치 월세 받는 것처럼 따박따박 현금 흐름이 생기는 재미가 있습니다.

매매 가능성 (유동성): 예금은 중간에 깨면 약속된 이자를 거의 못 받지만, 채권은 만기 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 가격은 시장 금리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물론 채권에도 위험은 있습니다. 가장 큰 위험은 돈을 빌려 간 발행 주체가 망하는 경우(부도)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A등급' 이상의 우량 채권에만 투자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국채는 사실상 부도 위험 0%)


채권, 어디서 어떻게 살까? (은행 말고 증권사 HTS/MTS!)

채권은 은행 창구에서도 살 수 있지만, 우리는 1장에서 만든 CMA 계좌가 있는 증권사의 HTS(PC) 또는 MTS(모바일 앱)를 이용할 것입니다.

수수료: 은행보다 증권사가 훨씬 저렴하거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품 종류: 은행은 주로 국공채 위주지만, 증권사에는 다양한 회사채 상품이 훨씬 많습니다.

매매 편의성: HTS/MTS를 이용하면 집이나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쉽게 사고팔 수 있습니다.


HTS/MTS에서 채권을 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장외채권'과 '장내채권'. 이름 때문에 헷갈리기 쉬운데, 초보자라면 무조건 '장외채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장외채권: 증권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르듯 쉽게! (초보자 강추!)

장외채권은 증권사가 미리 괜찮은 채권들을 대량으로 사 와서, 자기 고객들에게 온라인 쇼핑몰처럼 진열해놓고 파는 방식입니다. 가장 쉽고 편리하게 채권을 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찾아가는 길 (HTS/MTS 메뉴 예시): 보통 [금융상품] 카테고리 안에 있습니다. [주식] 메뉴가 아닙니다! [금융상품] > [채권/RP] > [장외채권 매매] 또는 [채권몰] 같은 이름의 메뉴를 찾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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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쇼핑 편의성: 증권사가 신용등급(A 이상), 만기(1년, 2년, 3년...), 수익률별로 상품을 잘 정리해놔서 고르기 매우 쉽습니다.
수익률 확정: 상품 상세 정보에 '매수 수익률(세전 연 X.XX%)'이 명확하게 표시됩니다. 이 숫자가 당신이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받게 될 최종 수익률입니다. 고민할 필요 없이 이 숫자만 보고 고르면 됩니다.
소액 투자 가능: 최소 1,000원 또는 10,000원 단위부터 투자가 가능해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점:
물량 한정: 증권사가 확보한 물량만 팔기 때문에, 인기 있는 채권은 금방 '품절'될 수 있습니다.
가격: 증권사 마진이 약간 포함되어 있어, 이론상 장내채권보다 아주 살짝 비쌀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합니다.)


HTS/MTS 매매 따라하기 (진짜 쉬움!)

증권사 앱(MTS) 또는 PC 프로그램(HTS) 실행 후 [금융상품] > [장외채권 매매] 메뉴를 찾습니다.

채권 리스트가 나오면, [신용등급 'A-' 이상], [잔존일수 '1년 이상 ~ 3년 이하'] 정도로 필터링합니다. (초보자는 너무 짧거나 긴 만기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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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수익률과 만기를 가진 채권을 클릭합니다. (예: '현대카드 2804', 세전 연 4.5%, 만기 2028년 4월)

상품 상세 정보에서 '매수 수익률'과 '매수 단가'(현재 1만원당 가격, 예: 10,150원), 그리고 '이자 지급 방식'을 확인합니다.

이표채: 3개월 또는 6개월마다 이자를 지급 (현금 흐름 발생)

복리채/할인채: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한 번에 지급 (이자 재투자 효과)

매수할 금액(예: 100만원) 또는 수량을 입력하고 [매수] 버튼을 누릅니다. (비밀번호 입력 등)
→ 끝! 이제 당신의 계좌에 채권이 들어왔습니다. 만기(2028년 4월)까지 가만히 두면 연 4.5%의 수익을 얻게 됩니다. (이표채라면 중간중간 이자도 들어옵니다.)


2. 장내채권: 주식처럼 투자자들끼리 사고팔기 (중급자 이상)

장내채권은 한국거래소(KRX) 채권 시장에 상장된 채권을 투자자들끼리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파는 방식입니다. HTS/MTS의 [주식] 카테고리 안에서 거래합니다.

찾아가는 길 (HTS/MTS 메뉴 예시): [주식] > [채권] > [채권 현재가] 또는 [채권 주문]

장점
상품 다양성: 장외에는 없는 국채, 특수채, 저신용 등급 회사채 등 훨씬 다양한 종류의 채권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가격 결정권: 주식처럼 호가창을 보고 내가 원하는 가격에 매수/매도 주문을 낼 수 있습니다. (타이밍이 맞으면 장외보다 싸게 살 수도 있습니다.)

단점
거래량 부족 (치명적!): 대부분의 채권은 주식과 달리 하루 거래량이 거의 없습니다. 즉, 내가 사고 싶을 때 파는 사람이 없거나, 팔고 싶을 때 사는 사람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만기 전에 현금화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격 변동성: 시장 금리가 변하면 채권 가격도 실시간으로 변동합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상관없지만, 중간에 팔아야 할 경우 시장 금리가 올랐다면(채권 가격 하락)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복잡함: 수익률을 내가 직접 계산해야 하고(HTS가 도와주긴 함), 채권 가격 표시 단위(액면가 10,000원 기준) 등 처음엔 낯선 개념들이 많습니다.



HTS/MTS 매매 방법 (주식과 유사하지만 거래가 어려움)

[채권 현재가] 메뉴를 찾습니다.

원하는 채권의 종목 코드(6자리 숫자+알파벳)를 알거나, 조건 검색으로 찾습니다.

주식 호가창과 비슷한 화면을 보지만, 매수/매도 물량이 거의 없거나 가격 갭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원하는 가격과 수량을 입력하고 [매수] 주문을 넣습니다.

체결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호가를 수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체결 자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CHECK POINT: 2030 채권 투자, 이것만 기억하자!]

시작은 무조건 '장외채권'으로! 쉽고, 편하고, 수익률도 확정되어 나옵니다. 장내채권은 나중에 채권에 익숙해진 뒤에 고려해도 늦지 않습니다.


'만기 보유'가 기본 전략이다. 채권은 주식처럼 사고팔며 시세 차익을 노리는 도구가 아닙니다. (특히 1부에서는!) 예금처럼, 만기까지 안전하게 보유하여 약속된 이자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삼으세요. 중간에 시장 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신용등급'은 당신의 생명선이다. 채권 투자의 유일하고 치명적인 리스크는 발행 기업/기관의 '부도'입니다. 원금 전체를 날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보자는 무조건 'A-' 등급 이상의 우량 채권에만 투자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으세요. (국채/특수채/은행채는 AAA급으로 매우 안전)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귀찮다면 '채권 ETF'가 답이다. "채권 종목 고르는 것도 귀찮다"면, 여러 우량 채권을 묶어서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채권 ETF'를 활용하세요. 알아서 분산투자되고, 장내채권보다 훨씬 거래도 잘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5장에서!)


채권은 결코 어렵거나 위험하기만 한 상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1장(CMA)의 단기 비상금을 넘어, 2~5년 정도의 중기 목표 자금을 적금보다는 높은 금리로, 주식보다는 훨씬 안전하게 묶어둘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효율적인 '배치' 도구입니다.

지금 바로 HTS/MTS를 켜고, [금융상품] 메뉴의 [장외채권]에 어떤 상품들이 있는지 구경부터 시작해보세요.


스크린샷 2025-11-17 212151.png 한국 기업평가의 신용등급별 부도율 통계

BBB에서도 돈을 못 갚을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0% 입니다.

BB에서는 50개의 BB 중에 1 정도고 부도가 나는 정도죠. 어느 등급의 채권을 살지는 투자자의 선택입니다. 다만, 너무 보수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계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11-17 212541.png 채권 등급별 평균 매수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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