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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5장: ETF vs ELS vs ETN

주식처럼 사고파는 지수투자.

4장에서 우리는 '전문가가 운전하는 버스(펀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버스(펀드)는 편하긴 한데, 내가 원할 때 바로 내릴 수(팔 수) 없어서 답답해."

그래서 5장에서는 내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시장의 흐름에 올라타거나, 특정 조건에 베팅하는 도구들을 알아봅니다. 바로 이름도 비슷한 ETF, ELS, ETN 삼 형제입니다.


Q: S&P 500이나 코스피 200 같은 '지수'에 가장 쉽고 싸게 투자하고 싶어요.
→ ETF가 답입니다.

Q: 은행 직원이 "원금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으면서 연 6% 준다"고 하던데요?
→ ELS일 확률 99%. (※경고! 매우 높은 확률로 함정이며, 원금 손실 위험이 매우 큽니다!)

Q: 원유나 옥수수, 변동성 지수처럼 특이한 것에 투자하고 싶어요.
→ ETN을 찾아보세요. (ETF의 사촌이지만, 추가 위험이 있습니다!)



1. ETF (Exchange Traded Fund) — 시장 전체를 사는 가장 쉽고 투명한 방법

"복잡한 건 싫고, 그냥 시장 평균 정도만 따라갔으면 좋겠어요."

"펀드는 수수료가 비싸고 언제 팔릴지(환매될지) 모르겠어요."

이런 사람에게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는 거의 완벽한 솔루션입니다.


직관적 비유: 4장의 펀드가 '기사님이 운전하는 버스'였다면, ETF는 '정해진 노선(지수)만 정확히 따라가는 투명한 셔틀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어서, '아무 정류장에서나 실시간으로 타고 내릴 수(매매)'입니다.

정의: KOSPI 200 지수나 미국 반도체 섹터처럼 특정 지수나 산업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 시장에 올려놓고(상장)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품입니다.


펀드와의 결정적 차이: 왜 ETF가 더 편할까?

실시간 매매 (가장 큰 장점): 펀드는 오늘 팔아도 며칠 뒤 가격으로 팔리지만, ETF는 내가 원하는 가격(예: 10,000원)에 즉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주식과 100% 동일)

낮은 수수료: 펀드매니저의 적극적인 운용(리밸런싱 등)이 덜 필요하므로 운용보수가 매우 낮습니다. (연 0.05% ~ 0.5% 수준, 펀드의 1/10 이하)

투명성: 이 펀드(셔틀버스)가 어떤 종목들(승객)을 태우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TF의 장점 요약: 쉽다, 싸다, 투명하다,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 소액으로도 분산투자(지수 전체)가 가능하다.


HTS/MTS 매매 방법 (주식 매매와 100% 동일!)

ETF는 [금융상품] 메뉴가 아니라, [주식] 메뉴에서 거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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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종목 검색하듯이 HTS/MTS 검색창에 원하는 ETF 이름을 검색합니다. (예: KODEX 200, TIGER 미국S&P500)

삼성전자 주식 현재가 화면과 똑같은 화면에서 실시간 가격과 호가창을 봅니다.

원하는 가격과 수량을 입력하고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냅니다.
→ 끝. ETF는 그냥 '지수를 따라가는 주식'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쉽습니다.

주의점: ETF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지, '고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은 아닙니다. 코스피 200 ETF는 코스피 200 지수가 10% 떨어지면 똑같이 10% 손해 봅니다.



2. ELS·ELF (Equity Linked Securities / Fund) — '예금'으로 착각하면 큰일 나는 '조건부 고위험 상품'

"은행 창구에서 직원이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연 6% 확정 수익! 원금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라고 하던데요?"

절대 믿지 마세요.

이 상품들은 이름부터 비슷해서 헷갈리는데, 본질은 '위험한 내기'라는 점에서 같습니다.

ELS (Equity 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 이게 '원본'입니다.

ELF (Equity Linked Fund, 주가연계펀드): 이건 ELS를 펀드매니저가 대신 골라 담은 '펀드'입니다.

직관적 비유 (ELS): '위험한 조건이 걸린 단판 내기'입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저 테이블 위 유리잔이 3년 동안 절대 안 떨어지는데 100만원 걸래? 성공하면 매년 6만원씩 줄게. 근데, 3년 안에 단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 깨진 조각만큼 네 원금 100만원에서 깔 거야."라고 제안하는 것과 같습니다. 깨지면 되돌릴 수 없죠.

직관적 비유 (ELF): ELS가 '위험한 내기'에 직접 거는 것이라면, ELF는 "전문가(펀드매니저)가 여러 개의 '위험한 내기(ELS)'에 당신 돈을 대신 분산 투자해주는 펀드 바구니"입니다. 겉모습은 4장에서 배운 '펀드'지만(그래서 환매에 며칠씩 걸립니다), 속은 'ELS'로 채워져 있는 거죠.


ELS를 직접 사든, ELS가 담긴 펀드(ELF)를 사든, 우리는 그 위험한 '내기'의 규칙을 알아야 합니다.

수익 구조 (미끼): 특정 주가지수(예: 코스피 200, S&P 500, 홍콩 H지수 등)가 만기(보통 3년)까지 특정 하락률(예: -50%) 밑으로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예: 연 6%)을 지급합니다. 6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도 줍니다.

위험 구조 (진짜 얼굴): 만약 기초자산 지수 중 단 하나라도 정해진 하락률(이걸 '녹인(Knock-In) 배리어'라고 합니다) 밑으로 단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유리잔이 깨지면), 만기 시점에 처음 가격 대비 하락한 비율만큼 원금 손실이 확정됩니다.


ELS/ELF 투자, 절대 하면 안 되는 이유

'녹인(Knock-In)'의 공포: 2024년 '홍콩 H지수 ELS 사태'처럼, "설마 저기까지 떨어지겠어?" 했던 지수가 실제로 폭락하면 원금의 50%, 많게는 100%를 날릴 수 있습니다. 녹인이 발생하면, 나중에 지수가 좀 회복되어도 손실은 그대로 확정될 수 있습니다.

중도 환매 불가: 만기 전에 돈이 필요해도 마음대로 팔 수 없습니다.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큰 손실을 감수하고 팔 수는 있습니다. ELF도 펀드지만 환매 수수료가 매우 높거나 제한이 있습니다.)

높은 수수료: 상품 구조가 복잡한 만큼 보이지 않는 수수료가 높습니다.

은행의 속셈: 은행이 ELS/ELF를 파는 주된 이유는 고객의 수익보다 은행이 챙기는 높은 판매 수수료 때문일 수 있습니다.


결론: ELS/ELF는 절대 예금의 대체재가 될 수 없습니다.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고, 최악의 경우 원금 전액을 잃어도 괜찮은 여유 자금으로만, 전체 자산의 극히 일부만 투자해야 하는 초고위험 상품입니다. 2030 독자라면 그냥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3. ETN (Exchange Traded Note) — ETF와 비슷하지만 '신용 위험'이 추가된 상품

"원유나 옥수수 가격, 변동성 지수(VIX) 같은 것에 투자하고 싶은데 ETF로는 없나요?"

일부 특수한 기초자산은 ETF로 상품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이때 ETN(Exchange Traded Note, 상장지수증권)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직관적 비유: ETF가 '종합 선물 세트(실물 자산)'라면, ETN은 "그 선물 세트와 똑같은 가치를 주겠다고 약속한 '백화점 상품권(신용 증서)'"입니다.

정의: 증권사가 특정 지수(원유 가격 등)의 수익률을 지급하겠다고 '약속(Note)'하고 발행하는 채권형 상품입니다. ETF처럼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됩니다.


ETF와의 결정적 차이: '신용 위험'

실물 보유 여부: ETF는 기초자산을 실제로 보유하지만(예: 코스피 200 ETF는 코스피 200 주식들 보유), ETN은 보유하지 않고 수익률만 '약속'합니다.

신용 위험 (치명적!): "백화점이 망하면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되듯이", ETN은 발행 증권사가 파산하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 있습니다. ETF는 운용사가 망해도 기초자산(주식)이 남아있지만, ETN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시, 리먼이 발행한 ETN 투자자들은 전액 손실을 봤습니다.)

ETN 매매 방법 (ETF/주식과 동일): HTS/MTS의 [주식] 메뉴에서 원하는 ETN 종목을 검색하여 주식처럼 매매하면 됩니다.


결론: ETN은 ETF로 투자할 수 없는 특수한 자산에 투자할 때만 제한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반드시 발행 증권사의 신용도(안전한 대형 증권사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ETF가 있다면 무조건 ETF를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CHECK POINT: 5장 핵심 요약]

시장 평균을 가장 쉽고 싸게 따라가고 싶다면?
→ ETF (주식처럼 사세요!)

은행 고수익 ELS/ELF를 권한다면?
→ 정중히 거절하세요! (원금 박살 위험 매우 큼)

원유, 농산물 등 특이 자산에 투자하고 싶다면?
→ ETN (단, 발행 증권사 망하면 끝!)



5장에서는 내가 직접 시장의 흐름(지수)에 참여하는 방법들을 배웠습니다. 이제 6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시장 전체가 아닌 '내가 직접 고른 개별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바로 HTS/MTS의 강력한 기능인 '조건검색식'을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참고 자료 : ETF 나열된 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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