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에세이
우리 아이는 조심성도 많고, 특히 운동영역에 있어서는 겁이 많은 편이다. 몸을 쓰는 활동(특히 넘어지거나 다칠수도 있는 상황들이 많은)의 경우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스타일이다.
⠀
아이에게 인라인 스케이트와 아이스링크에 대해 얘기하며 타러 가자고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넘어지면 어쩌냐며 안가겠다고 난리가 났다. 단순하게 상황만 놓고보면 <아이가 스케이트 타기 싫어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몸쓰는 많은 영역에서 이것이 하나의 패턴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이 보인다는 엄마의 관점에서는
⠀
-우리 아이가 앞으로 이런 상황들이 닥치면 매번 핑계대고 몸 사리며 회피하고 자신감 없어질 것인지
-우리 아이가 이런 상황들을 극복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갖게 해줄 것인지_의 중요한 시점이 된다.
⠀
겁 많은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극복하는 방법_은 다음과 같다. (특히 운동의 영역에서 얻게된 성취감은 매우 직접적이고 몸으로 확 느끼는거라 훨씬 더 효과가 좋다)
⠀
⠀
"그래, 무서울 수 있지. 엄마도 5학년까지 자전거 겁이 나서 못탔다니까. 중3때 되서 조금씩 연습하면서 탔는걸. 나도 그때 엄청 무서워해서 네가 무슨말하는지 알아. 충분히 그럴수 있지."
⠀
이때 주의점은, 아이 감정을 무시하지도 않되, 과잉 오버하며 우쭈쭈하지도 않는 것이다. 담백하게 반응해야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과잉의식 하지 않는다. 부모의 욕심으로 무의식적인 재촉감을 갖지도 않는다. 정말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
⠀
"많이 무서우면 이번에는 인라인 스케이트 신어보는 것까지만 해보자. 신는건 되게 쉬워. 엄마가 가르쳐줄게."->아이가 고민하지만 해볼수는 있을만큼의 목표제시.
⠀
처음에 인라인 스케이트 신으면서도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하지만 이땐 정말 신는 것까지만 하도록 한다. 그리고 스케이트 신는 선택을 한 아이를 칭찬해준다.
⠀
"와, 아무리 엄마가 말한다고 해도 끝까지 안 신을수도 있었는데, 넌 그래도 신는걸 선택했구나." -> 최종선택을 한 아이의 행동까지만 칭찬한다.
⠀
이후로 아이의 목표를 아래와 같이 더 쪼갰다.
⠀
-인라인 스케이트 신어보기
-인라인 스케이트 신어보고 서있기
-인라인 스케이트 신고 집 안에 미끄러지지 않는 요가매트 깔고 그 길이만큼 걷기
-반복해서 여러번 걸어보기->자신감 붙은 아이가 여기까지 해보겠다고 했다. 이 선택을 칭찬한다.
-혼자 신발신고 밖에 나가서 한번 타보기
-엄마 손잡고 직진해서 걸어보기
-엄마 손 놓고 직진해서 걸어보기->자신감 붙은 아이가 또 이만큼 더 해보겠다고 했다. 역시 이 선택을 칭찬한다.
-아이스링크 가기
-엄마랑 같이 아이스 스케이트 신고 서 있다 걸어보기
-전문 선생님께 1회 수업 맡기기
⠀
-집에와서 다시 인라인 스케이트로 가까운 거리 조금씩 주3-4회 타기
⠀
여기까지 진행했을 때, 아이는 이미 중간 과정들을 거친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어느정도 붙으면서도, 이제 스케이트 신고 걷는 과정은 디폴트가 되어 그 다음을 도전하는게 당연한 게 되었다. 위의 과정들을 하나씩 해낼때 매 순간 과정에 대한 칭찬을 해줬다.
⠀
"와! 오늘은 스케이트 지난번보다 혼자 더 빨리 신었네! 참 정확하게 잘 신었다!"
"오-지난번엔 스케이트 신고 못 서겠다고 울더니 오늘은 혼자 서서 현관 밖까지 나갔네. 멋지다!!"
"너 스케이트 못탄다더니 혼자 손놓고 막 가더라! 엄마보다 더 빠르던데!"
"직진걷기 한번만 할 줄 알았는데 열번이나 했네! 너무 멋지다!"
이 후 부터 아이에겐, 인라인 스케이트와 아이스 스케이트 타는 시간은 두렵고 무서운게 아니라, 넘어질까봐 조금 무섭긴 하지만 해볼만한 것, 내가 하나씩 더 성취하게 되고 일단 타니까 재미도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엄마, 나 넘어지면 어떻해?"
"괜찮아. 아주 칭찬해줘야지. 넘어지는걸 무서워하는데도 도전해봤으니까."
"넘어지면 아프잖아"
"당연히 아프지. 뭔가 배우려면 다 그런 과정은 필요한거야. 네가 아픈건 너무 속상하겠지만, 도전한게 자랑스럽고 대견한건 변함없어."
"100번 넘어지면?"
"100번 도전한거니까 엄청 칭찬해줘야지"
"1000번 넘어지면?"
"1000번 도전한거니까 엄청 칭찬해줘야지"
여러 번 반복해서 알려줄 때마다 아이에겐 <넘어져도 괜찮은거네>,<칭찬받을 일인거네>라는 생각이 좀 자연스러워졌다. 이때 주의점은, 아이가 넘어졌을때 아프면서도 안아픈척 할 필요는 없게 하는 것이다. 넘어질 때 아픈 감각의 고통을 표현하는 것은 별개다. 이 부분을 잘못 인지시키면 아이는 넘어져도 괜찮은척 하는, 아픈 감각에 대해 정직하지 않게 반응하게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상황들이 반복되며, 아이는 자신감도 생기고 넘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항상 든든하게 지켜주고 바라봐주는 부모가 있다는 것,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 새로운 경험으로 두려움을 깬 경험을 해본 것, 그렇게 성취한 것들이 새롭게 생기는 것_이것은 아이에게 너무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고 본다.
처음 아이에게 스케이트 타러 가자고 했을땐 안간다며 난리였던 아이는, 이젠 주말에 아이스링크 가볼까? 저녁에 인라인 타볼까? 하고 먼저 묻는다. "그럴까?이제 많이 용감해졌네"라고 담백한 듯 말하지만 마음속으로 펄쩍펄쩍 뛰며 얼마나 기쁜지 아이는 모를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겁많은아이 #소심한아이 #육아 #자녀양육 #자녀교육 #어린이인라인스케이트 #어린이운동 #유아운동 #아이스스케이팅 #아이스스케이트 #유아체육 #어린이체육 #어린이자신감 #아이자신감 #자신감 #자존감 #아이의자존감 #자녀상담 #육아상담 #아들상담 #아들맘 #육아맘 #워킹맘 #날라리워킹맘 #잠실아이스링크 #학교안가려는아이 #남자아이운동 #남자아이 #남자초등학생 #아들맘 #아들맘고민 #오은영상담 #금쪽이 #금쪽이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