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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그거 운동 되나요?

#009 내 몸이 이렇게 비루했던가

by 엄마의 브랜딩

결혼 전, 무릎을 다쳐서 헬스PT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운동은 전문가 분께 제대로 배우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중국가서 이상한 헬스 PT 선생님들을 만나 몸 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더 무리가 온 상황도 겪어보며 더 진하게 느꼈다.


혼자 곰찔곰찔 운동하다보니, 헬스 PT까진 아니더라도 좀 수업을 듣긴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근력운동은 나 혼자 하면 설렁설렁하게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집 앞 스포츠 센터에서 트렘플린 수업과 서킷 나이트랑 이것저것 들어보았지만 살 찐 상태에서 왼쪽 무릎도 안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뭔가 펄쩍펄쩍 뛰는건 안맞았었다.


결국 헬스PT를 끊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좋아하는 유튜버 분을 보며 필라테스를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분위기가 중요했던 나는 직접 학원에 가서 나와 맞는 분위기인지 선생님들인지 느끼고 해보기로 했다.


내 상상속의 필라테스는 뭔가 작은 동작으로 우아하게 뭔가 요가인가, 스트레칭인가 싶은 그런 세계였는데 이게 웬걸.. 스트레칭 동작 하나로도 땀이 비지땀으로 났다. 내 자세가 진짜 엉망진창이었다는 걸 알았다. 내 몸 관리를 이정도로 안하고, 내 몸의 근육이 뭔지 전혀 모르는 상태라는 것도 알았다.


아주 섬세한 운동이었고, 내 몸의 감각에 대해 세밀하게 느끼는 운동이었다. 성격이 급한 나는 이 느린 호흡의 시간이 낯설었지만 뭔가 좋았다. 호흡을 통해 차분해지는게 좋았고, 살면서 못 느껴본 느린 근육의 감각이 좋았다. 헬스 PT랑 다른 느낌이었다.


느린 동작 속에서 나에 대해 무지했던 지난 날들이 떠올랐다. 나에 대해 안다고 오만방자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가 이윽고 힘든 동작들을 하며 생각 자체가 사라졌다. 의외로 꽤 괜챦은 기분이었다. 섬세한 자기통제력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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