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하지 말고 PM 하라고?

40대 중반 여자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ep17

by 이름없는선인장

내 커리어에서 강제적으로 마케팅이 사라지고 있다.


팀을 옮긴 지 5개월째.

그 사이 팀장이 3번 바뀌고

이번 주 수요일에 다시 업무 조정에 들아간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라고 나를 데려와놓고

현장 중심, 현장을 위한 업무를 하라고 하며

18년 넘게 해보지 못한 PM의 일을 배정받았다.

그러면서도 온라인 채널 마케팅과 웹사이트 리뉴얼을 하고 있었다.


마케팅 경험이 없는 팀장들은

온라인 마케팅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한다.

코로나에, 언텍트에 더 중요하다고 하면서

나에게서 온라인 마케팅 업무를 점점 배제시킨다.

그리고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 제품 출시, 론칭만 하라고 한다.


(론칭은 론칭을 하기 위한 사내 제품 코드 생성, 수익성 분석, 론칭 보고서 작성, 론칭 전략 수립, 세일즈 전략 론칭 기획 & 이벤트 실행 등 실로 다양하다. 그냥 뭐만 하면 다 PM이 하는 일이란다. 그것도 한 명이? )


그 안에 마케팅이 있을까?

고객 접점의 마케팅은 현장에 있다 한다.

내부 고객만 보라 한다.


팀장님이 새로운 업무 분장이라고 보여준 장표를 보고 너무 허망하고 슬펐다.

온라인 마케팅 총괄을 하라더니 이렇게 대리 두 명에게 온라인 마케팅을 맡긴다고 하신다.

이걸 위에서 승인한다면

그들이 지나가면서 나에게 한 말은 정말 다 빈 말이구나...


내가 와서 ‘온라인 마케팅이 체계가 갖춰지는 것 같다”던 말. ‘언텍트 시대니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자는 말’도 다 빈 말이구나 싶다. 정말.. 안 하던 업무 하면서 하느라고 했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구나.

이럴 때 온라인 업무가 더 중요한데...

이렇게 사라지는구나.


난 다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론칭 수반 업무를 하라고 한다.

당장 내년 3월에 출시하라는.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조직에

마케팅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조직에

내가 설 곳이 없다.

팀이 사라졌을 때

애초에 직무도 사라졌던 것일지 모른다.



그 와중에

추워진 날씨만큼

코로나는 2단계로 내일부터 격상된다고 한다.


난 아직

직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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