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여자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오늘은 재택을 했다.
재택을 해 본 지 네 번째,
마루에서, 부엌 식탁에서.
그러다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이젠 집에서도 일을 하는데 익숙해지고 있다.
집중은 잘 되지만, 오히려 다른 사람과 분리되어 있으면서
효율이 안 나는 부분도 있다.
“대화”하면서 하는 업무는 한계가 있다.
회사는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며, 고작 이제 팀원이지만,
리더들과 임원들이 고충이 보이지만
배는 도저히 어디로 가는지 보이질 않는다.
선장이, 뱃사공이 많은 이 거대한 조직이
침몰해가는 것도 아쉽지만,
성과나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는 그들이
팀장이었던 내겐 “팀장이라도” 탓하며 짊어지게 했던,
그런 “책임”을 지는 자리에서 몰아내 세우던 잣대가
그들에겐 없다는 것이 화가 난다.
진정한 리더십은 실패도 인정하고,
위기에는 대처도 해야 하는데...
전략부서에선 전사 전략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다독인다.
내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그저 나와 맞지 않는 곳에 있음을.
더 나은 조직에서, 더 나은 곳에선 내가 재능이 있음을.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도록 매일 주문을 외운다.
그럼에도 거울을 보면
그 안에 나는 전혀 밝지 않다.
불평, 불만을 가진 자의 삶을 사는 것도 지치며,
크나큰 노력은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나이를 먹고,
나잇살과 변해가는 그 모든 “노화”의 순간을 접하게 되면
화가 난다.
이루어 놓은 것이 없는데,
뭔가 뒤쳐진 느낌이 든다.
뭔가 나 자신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것이 아닌지
미안해질 뿐이다.
1월 새해에 다짐한 고작 3개의 것들은
1월에는 책 한 권 더 읽지 못하고
벌써 1월 하고도 20일이 지나간다.
물론 난 곧 이사도 해야 하고, 정신이 없긴 한데
심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것이 화도 나고
일상은 피곤한데
이렇게 매사에 “화가 나” 있는, *단락마다 화가 난다고 쓰고 있다..)
이렇게 “날이 서 있는” 내 모습에... 또 “화가 난다”...
아니 실망하고 있다.
이제 내가 위안을 받는 것은,
글을 쓰는 행위라는 것을.
종이에 검은 활자가 가득 담긴 책을 읽고,
촉감과 그 세계가 위안을 준다는 것을.
그럼에도 난 오히려 그들을 멀리하고 있는 삶에서
내가 더 힘든 것은 아닐까...
이제 조용한 곳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누가 나의 일하는 방식과 일의 성과를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며 가르치듯이,
온갖 “답”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매번 지적질하는 이곳이 이젠 숨이 막힌다.
내가 우발적이지도, 창의적인지도 모르겠으나, 다분히 계획적이면서 디테일에 집착하면서도
나에게는 이제 어느 정도 굳어져 버린 삶을 바라보고, 삶을 대하는 방식이 있다.
그러면서 더 이직이 힘들어지는 것 같고
그러면서 더 마케팅이 힘들어지는 것 같다.
인생의 반 남은 시간을...
오롯이 지난 시간의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기에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그건 온전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나이를 버리고, 새 출발하기도.
가지고 있던 생활의 방식을 아주 버리기엔 말이다.
오늘은 나에게..
시간을 붙잡지 말고,
시간을 탓하지 말고,
아무것도 탓하지 말고,
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길...
나와... 진심으로... 대화하길...
온전히 나만을 보길.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배두나 배우의 말처럼
“오늘 열심히 사는 것”..
그것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사는 것.
(단, 내가 원하는 데로)
이렇게..
글이라도 써야..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은..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