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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없는선인장 Feb 08. 2022

예상하던, 예상하지 못했던.

내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

EP02. 헤어짐을 준비히며 존버해야 하는 일상


벌써 힘이 든다.

마지막 지푸라기 잡듯 힘들게 데려온 후배가

매일같이 힘들다고 하는 것을 보는 것도.


그러면서 한 편으론 언제 나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나가지 말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

하지만 또 나간다고 하면 잡지 않을 것이고

그나마 짧은 시간 서로 위안받고

업무 했던 시간이 있어

다시 혼자 남으면 맘이 더 헛헛할지도.

퇴직자보다 남는 자가 더 적응하기 힘들다는 걸 우린 모두 다 잘 알기에.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난 쉽사리 잠을 잘 수가 없다.

그가 입사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전전 직장의 사장님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연봉 인상 제안을 받았고

그의 상황을 잘 알고, 나쁜 일은 아니니

여기보다 연봉이 높으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선택 가능성.

같이 퇴사하고 혼자 재입사 제안을 받은 게

자존심 상하기도 하지만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는 나는

그가 이직한 지 얼마 안 된걸 뻔히 알면서 그렇게

연락해서 빼가려는 사장님이 더 야속하다.


연봉 협상이 잘 된다면 가겠지…

다시 오래간만에 나를/ 내 업무 스타일을 잘 아는,

후배와 다시 합을 맞춰 일한 지 이제 겨우 2개월.

난 있던 사람이라 그가 와서 힘이 되었지만

그는 새로운 조직에, 벅찬 일감에,

낮은 동기부여가 되는 조직에…

내가 잡고 싶어도 잡기가… 힘들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회자정리

항상 만나면 해어짐이 있고

4년 전에도 힘들었는데

선배로 배려한다 잘 가라 난 괜찮다고 하기엔

나도 이곳에서 혼자 버티다 마지막 번아웃이

오기 전에 부른 거라 딱히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더 자신이 없을 만큼 많이 지쳐 있긴 하다.

물론 아직 100프로 확정은 아니지만

이번 주 내내 고민해 본다고 하니

이런 결정까지의 시간과 기다림이 더 싫긴 하다.

아니 업무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저 좋을 때다 기회가 주어지고 오퍼가 오는 기분.

직장 선택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때가.


능력을 키우지 못하면 나이 50을 눈앞에 두고

갈 곳이 없다는 걸 점점 더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속 노력은 해 볼 예정이다.

그러나 방향성을 잃어 정체되고 갈 곳을 잃은 느낌.

시간은 덧없이 빨리 가서 예민해지는 하루하루.


나에게 필요한 건

편하게 잠들고 싶은 마음.

벌써 새벽 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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