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분위기가 너무 조용하고 답답해요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최 과장님, 저는 올해 직장생활 7년 차 입니다. 영업팀에서 근무하다가 최근에 구매팀으로 부서를 옮겼습니다. 자의와 타의가 공존했죠.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업무이기도 했고요. 또 상사분께서 그렇게 제안을 해주시기도 했기 때문이죠.


새로운 업무를 경험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았습니다. 남들도 한 번쯤은 꼭 한번 가고 싶어 하는 부서이기도 했고요. 흔히 말하는 핵심부서요. 아무래도 저희 회사가 유통업이라서 그런지 구매팀이 중요한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물건 구입, 브랜드 입퇴점, 행사운영 등 중요한 기능을 적잖게 했지요.


거기까진 좋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팀의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그전에 있던 영업팀의 분위기는 활발한 편이었습니다. 업무적 문제가 있으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나갔지요. 영업팀의 특성이 원래 좀 그랬습니다. 서로의 의견도 활발히 교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유통현장, 매장에 나가 몸으로 부딪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반면 현재는 정반대의 분위기입니다. 구매팀에서는 담당자 별로 업무가 세세히 나뉘어 있습니다. 그래서 팀원끼리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주로 팀장님과 담당자 간에만 의견 교환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옆의 앉은 사람과의 교류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로 옆 동료직원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어떤 날은 바로 옆 직원과 하루 종일 두, 세디도 안 하게 됩니다. 저는 적극적이고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런 저에게 이런 사무실의 공기는 너무 무겁게 느껴지네요. 가끔 부서를 옮긴 것이 너무나 후회됩니다.

그렇다고 부서에 온 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돌아가겠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너무나 답답합니다. 제 모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 있는 제가 너무나 안 어울리게 느껴집니다. 제가 아닌것 같아요. 가끔씩은 그냥 확 퇴사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최 과장님.






A. 안녕하세요. 고민님. 직장인 고민 상담의 최 과장입니다.


참 많이 답답하시겠습니다. 사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도 고민님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혼자 일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는 것을 선호하죠.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는 현장 중심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저도 정적이고 조용한 분위기의 부서로 이동하거나 업무를 했을 때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부서 이동을 땅을 치며 후회하기도 했었죠.


그러나 저는 어쨌거나 약 2년 동안 새로운 부서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단순히 근무를 했다기보다는 근무를 ‘해냈다’라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것 같네요. 저에게는 정말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아 그런데 오해는 하지 마세요. 새로운 부서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동했던 새로운 부서에서의 시간들이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듯 회사도 부서도 상사도 내게 잘 맞고 안 맞가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좋은 것,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없습니다. 회사 내에서 어떤 팀은 절대적으로 좋은 팀 어떤 팀은 절대적으로 나쁜 팀 이런 것은 없습니다. 어떤 업무는 중요한 업무, 어떤 업무는 중요하지 않은 업무 그런 것도 없지요. 단지 나와 얼마큼 잘 맞는지가 중요한 것이죠.


여기서 제 얘기를 좀 들려드릴까 해요.


새로운 부서로 옮기고 힘들었던 당시 저는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구매팀에서의 근무 경력은 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어찌 되었건 유통업체에서의 MD(구매) 경력은 시장에서 전문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영업팀과는 달리 주말과 공휴일에 쉴 수 있다는 점, 영업에 비해 회식이 덜하다는 점, 브랜드 측과 직접 협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 등을 떠올렸죠. 그리고 이러한 장점들을 스스로에게 계속 상기시켰습니다.


그런데도 한계가 있긴 있더군요. 장점들을 스스로 되새기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사무실의 답답한 분위기 때문이죠. 내가 왜 이렇게 힘들어할까? 생각을 참 많이 해보았습니다. 단순히 나의 성향과 잘 맞지 않는 팀 분위기 때문에 그럴까? 처음에는 그런 이유가 가장 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고민을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닌 것 같다'


그랬습니다. 제가 불편해하고 답답해했던 이유는 제가 저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으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일 때 힘이 났고 신이 났습니다. 그런 모습이 진정한 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아닌 나는 내가 아니다' 라는 신념 아닌 신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 영업팀에서는 줄곧 이런 모습으로 지내왔었죠. 주도적으로 기획도 하고 실행도 하고요. 시행착오를 겪으면 원인을 분석 후 다시 실행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모습들이 제가 생각하는 딱 저였던 것 같습니다.

바로 저다운 저 말이지요.


그런 만큼 업무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고 신도 났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간 구매팀에서는 달랐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직급은 과장이었지만 새로운 직무에 있어서는 신입사원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업무에 있어서 주도성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직급이 낮은 팀원들에게 물어보고 그들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당연히 새로운 부서에서의 근무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응당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점점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이건 본래의 내 모습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었습니다.

내가'나다움'을 펼칠 수 없으니 점점 더 흥미를 잃어 갈 수밖에 없었지요. 업무에 있어 아는 것보단 모르는 것이 더욱 많았기에 제 자신도 점점 더 위축되어 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2년이라는 시간을 버티어 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냐고요?


제가 심리상담을 받던 상담 선생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최과장님은 어떤 모습이 본인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 모습이 아니면 최과장님은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그 질문은 저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바꾸어 보고자 했습니다.


- 나에 대한 기존의 정의 : ‘나는 언제나 주도적인 사람이다’
- 나에 대한 새로운 정의 : ‘나는 주도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런 모습까지 나이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랬습니다. 저는 항상 주도적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부서에서의 나머지 시간들도 그나마 조금은 더 편안한 지낼 수 있었습니다. 나에 대한 정의를 확장시키니 제 마음도 넓어졌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에 대한 범위를 넗히니 이렇게 마음이 편해질 줄이야


고민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나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사무실의 답답함이 단순히 답답해서 일까요? 다른 이유는 없을까요? 그 속에 숨겨진 다른 감정은 없을까요? 다른 욕구는 없을까요?


당신 속에 있는 당신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당신이 느끼는 답답함은 어디로부터 출발한 답답함인지를 요. 그것은 당신의 어떤 욕구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에서의 '적극성 펼치기'일 수도 '성격적 활발함'에 대한 욕구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싶은 욕구'일 수도 있겠지요.

시간을 갖고 고민님의 안쪽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그 욕구를 찾아보세요. 며칠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요. 찾았다 하더라도 전체 모습을 다 못 볼 수도 있어요. 그 욕구란 다름 아닌 당신 안에 있는 또 다른 당신이에요. 당신 안에 있는 당신을 찾았다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아 너 때문이었구나. 그것이 하고 싶어서 네가 그렇게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구나.

몰랐어서 미안해. 그런데 항상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도 네 모습이야.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상황에 따라 잘 참는 것도 네 모습이야. 그러니 편안하게 마음을 갖자. 그렇다고 네가 너다움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니까


어때요?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지셨나요? 이제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방법을 아셨나요?

당신도 노력하면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요컨대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 다움에 유연성을 부여해주세요.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을 넓혀주세요. 항상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답게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가끔씩은 당신 같지 않은 당신의 삶도 살아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들 마저 결국 당신임을 잊지 마세요. 이 시간 이 순간들을 살아내는 주체가 결국은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참 기특하고 성숙한 당신이지요.


참 멋집니다. 그런 당신을 토닥거려 주고 싶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당신을 많이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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