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저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힘이 듭니다.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최 과장님, 저는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원 3년 차 직장인입니다. 아직 신입사원의 때를 벗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바로 저에 대한 이미지 때문인데요. 저에게는 근태가 불량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가끔씩 퇴근할 때 선배들이 농담 식으로 '어이 OO 씨, 내일은 늦지 마'라고 말합니다. 물론 제가 지각을 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비슷하게 지각을 해왔던 3년 선배 대리님은 그런 이미지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그 선배가 저보다 지각을 좀 더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선배를 성실하고 상냥한 이미지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지각을 잘했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선하려고 하고 있고요. 다만 좀 억울합니다. 함께 지각을 해도 왜 이리 인식이 다르게 느껴질까요? 제가 사람들에게 밑 보인 게 있어서 일까요?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많이 답답합니다.




A. 안녕하세요. 최 과장의 직장인 심리상담입니다.


많이 힘으실것 같아요. 알게 모르게 우리 주위에는 이미지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특히 회사에서 그렇습니다. 회사에서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사람들 간 속 깊은 대화를 통해 그 사람에 대해 진정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겉에서 보이는 한 두 가지 요인들, 예를 들어 그 사람의 말, 행동, 사건들에 의해 어떠한 이미지가 형성됩니다. 형성된 이미지는 그 사람의 전체 판단을 좌우합니다.


그러므로 '좋은 이미지' 형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쩌면 '좋은 사실' 그 자체 보다 더 중요합니다. 이미지는 사실을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미지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당신의 동료가 한 명 있습니다. 업무 실력도 평범해 보이고 특별히 장점도 없어 보이는 동료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그 동료가 S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뒤로 그 동료가 달라 보입니다. 그가 하는 말, 그가 쓰는 보고서 등이 왠지 수준 있어 보입니다. 그러면서 '아 역시 S대 출신은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첫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첫인상 때 받은 느낌과 이미지로 순식간에 사람을 판단해 버립니다. 면접에서 짧은 시간 지원자의 용모, 인상, 복장, 태도 등을 보고 지원자의 많은 부분을 판단합니다.


후광효과라고 들어 보셨지요?

한 사람의 특정 한 가지면이 좋아 보이거나 나 빠보이면 다른 면들까지도 좋게 보이거나 나빠 보이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후광효과란 일반적으로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할 때 그 일부의 긍정적, 부정적 특성에 주목해 전체적인 평가에 영향을 주어 대상에 대한 비객관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말한다. 후광효과는 'Halo effect'라고도 불리며 이는 일종의 사회적 지각의 오류라고 할 수 있는 현상이다.
<위키피디아, Wikipedia>


이처럼 우리는 한 두 가지 요소로 형성된 이미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그 누구도 이를 부정하기는 힘들것입니다. 실제로 여러분의 직장에서도 사람들을 평가할 때 이미지를 많이 활용합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실제 지각 횟수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당신의 한 두 번 지각으로 인해서 당신은 근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당신이 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이미지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예를 들어 볼게요.


같은 팀에 평소 이미지가 좋은 김 과장이 있습니다. 평소 직원들에게 친절하고 솔선수범을 합니다. 개인의 목적으로 업무처리도 하지 않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 능력 있고 친절한 동료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당신도 이런 김 과장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좋을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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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팀에 제임스라는 과장이 있습니다. 직원들을 대하는 모습이 그저 그렇습니다. 특별히 남에게 친절을 베풀지는 않고요. 당신에게도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폐를 끼 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돕는다는 이미지는 없습니다. 어떨 때는 그런 그가 얄밉기까지 합니다. 저번에는 납기를 하루만 늦춰달라고 했는데 유관부서 일정상 그럴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딱히 할 말은 없었습니다. 틀린 말도 아니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네요.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김 과장에게는 한 가지 안 좋은 버릇이 있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지각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 제임스는 입사 이래 지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출근시간보다 30분 정도 항상 일찍 출근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제임스가 지각을 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9시 4분에 말이죠.


그런데 그날 공교롭게도 김 과장도 지각을 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각에 지각하였고요. 김 과장은 그 달에 이미 2번째 지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누구의 지각 사실에 더욱 집중을 할 것 같은가요? 이따가 점심시간에 유관부서 사람과 하는 점심식사자리에서 말해주고 싶은 오늘 아침 지각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사실로 따지면 당신은 당연히 김 과장을 말해야 합니다. '오늘 김 과장 또 지각했어. 벌써 이번 달 두 번째야' 하고 말이죠. 그런데 당신은 제임스의 지각에 대해 말하고 싶죠. 사실을 떠나서 당신이 평서 제임스 과장에 가지고 있던 안 좋은 이미지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인식은 사실을 넘어섭니다. 그것도 자주 넘어섭니다. 사람의 인식은 결코 공평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내가 듣고 싶은 것을 듣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누가 뭐라 하든 나는 사실에만 신경 써'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신 역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못 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예입니다.


'실제로 청렴결백한 사람'과 '청렴결백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은 누가 더 청렴결백하다고 판단하시겠습니까?


실제로 청렴결백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모든 순간을 그와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죠. 반면 실제로는 청렴결백과 거리가 먼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업체로부터 사은품을 선물로 받고, 출장 시 개인 목적으로 비용 사용 후 회사에 청구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평소 한 두 가지 특성을 통하여 깨끗한 이미지를 형성해 왔습니다. 그 특성이란 깔끔한 외모, 친화력 있는 성격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그가 부정행위와는 거리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게 됩니다. 설령 거래처로부터 사은품을 받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아 업무상 필요한 목적으로 받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로 한번 굳어진 이미지는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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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실제로는 부정(不正)한 행동을 하고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서 문제 될 것이 없게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회사에서 부정한 행위는 금물입니다.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한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도 당당하지 못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당신의 실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당신의 이미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당신은 회사에서 어떤 이미지인가요? 그 이미지는 만족스럽나요? 만족스럽지 않다면 어떤 이미지로 바꾸길 원하시나요?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당신이 원하는 이미지 형성을 위해선 실제와 이미지 이 두 가지 모두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실제와 이미지는 상호 보완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는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이미지는 실제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죠. 우선 당신이 회사에서 갖고 싶은 이미지를 떠올려 보세요. 리더십 있는 이미지? 솔선수범하는 이미지? 따뜻한 이미지? 배려하는 이미지? 다양한 이미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리더십이 있는 이미지를 바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당신은 이제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며 행동하고 말해야 합니다. 부서원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부서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부서원들이 갈팡질팡 할 때 명확한 의사결정을 해줍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당신이 지겠다고 합니다. 회사의 목적과 부서원들의 개개인 욕구를 적절히 조화시킵니다. 회사의 관점에서도 회사원의 관점에서도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의사 결정을 도출해냅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덧 당신이 생각했던 이미지로 당신이 말하고 행동하고 있음을 인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당신에 대한 이미지도 그렇게 자연스레 형성되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리더십은 무형의 개념입니다. '그는 실제로 리더십이 있다 없다'라고 명확히 판가름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리더십 있어 보이는 말과 행동을 통해 리더십이 있다고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당신이 리더십이 있는 사람으로 한 번 인식되고 나면 당신은 계속해서 그 이미지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후 당신이 하는 일반적인 행동도 리더십이 있는 행동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부서원과 가벼운 잡담을 하는 것도 다른 사람이 보기엔 '아 부서원 심성 관리를 위해 저렇게 세세히 신경 쓰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겁니다.


이미지는 이처럼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이미지는 어디까지나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이미지여야 합니다. 사실이 기반이 되지 않은 이미지는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당신이 성실한 이미지를 갖고 싶다면 일단 늦지 않게 꾸준히 출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성실한 사람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까를 떠올려 보세요. 출근도 남들보다 10분 더 먼저 해보세요. 더 나아가 회의시간에도 10분 전에 미리 참석하세요. 약속한 메일 회신은 꼭 제시간에 해보세요. 꾸준히 하다 보면 당신은 성실하고 시간관념이 투철한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 이후엔 당신의 평범한 행동도 성실하기 때문인 결과로 비칠 날이 올 것입니다.


당신이 살고자 하는 삶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그 삶 위에 얹힐 당신만의 철학을 정리해 보세요. 그 삶과 철학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세요. 실천하는 겁니다.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도 그 삶과 철학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그 느낌이 당신에 대한 고유의 이미지가 됩니다. 저도 궁금하네요. 당신이 지금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지 그리고 그 이미지가 어떻게 바뀐다면 어떻게 바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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