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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한 부정적 소문 때문에 마음이 괴롭습니다.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직장인 분들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입사 후 줄곧 마케팅팀에서 약 6년 동안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2년 전쯤 영업팀으로 옮겼습니다. 회사 내에서 꾸준히 성장해나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영업팀에 가서 새로운 경력을 쌓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업팀으로 이동하고 나니 생각했던 것과 달리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사무실에서 마케팅 기획업무만 했던 저였기에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영업업무는 너무나 힘이 들었어요. 후회되더군요.


너무 힘이 들어 예전 부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스스로를 조직 부적응자로 인정하는 것 같아 그냥 참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 부서 팀장님과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팀장님께서 “영업팀 근무는 어때? 혹시 다시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 없어?”라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영업팀이 힘들긴 하지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마케팅팀에서 일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지요. 사실 무난한 답변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사내에서 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영업팀을 너무 힘들어해서 마케팅팀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제가 직접 얘기하고 다닌다고 소문이 난 겁니다. 그것도 제가 인사팀에 직접 찾아가서 부서이동을 요청했다는 식으로 말이죠. 너무 황당하고 억울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소문이 난 걸까요?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럴 때는 너무 속상해집니다. 스스로 '별 것 아니다'라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밤에 잠도 못 잘 정도로 신경이 쓰여요. 너무 힘이 드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소문에 대해 신경 쓰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습니다.      



A. 잠도 못 주무실 정도로 많이 힘이 드신가 보군요. 듣는 사람이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의도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의도가 변질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사실 이런 헛소문은 직장뿐 아니라 친구관계, 가족관계, 비즈니스 관계 등 다양한 장면에서 흔히 발생하죠.


그런데 사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내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이 똑같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본래 한 생각에 집중하게 되면 자신이 듣고 싶은 것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마련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제 예를 들어 볼게요. 회사 후배 한 명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공채 출신 후배였어요. 그래서 아직 회사를 옮겨본 경험이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 후배가 이직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저는 따로 시간을 내어 그 후배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직을 몇 번 했던 사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얘기가 많았거든요. 그 후배를 만나 이직의 장단점을 제 경험을 통해 솔직하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 남아 꾸준히 성장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제 의견도 마지막에 덧붙였습니다. 그게 제 진심이었거든요




그런데 결국 그 후배는 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로 갔습니다. 아마도 그 후배는 제가 말한 이직의 단점보다는 장점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대화 중에도 이직의 장점들에 대해서만 들으려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직했을 때 연봉이 얼마나 오르는지, 어떤 점에 만족했었는지, 연봉협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만 물어봤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한 번 마음을 먹으면 그 후에는 그 방향에 도움이 되는 얘기들만 가려서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정당성을 스스로 확보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당신에 대한 그릇된 소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에 대해 평소 생각을 가지고 당신의 몇 가지 모습을 보고 쉽게 확증을  해버린 것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사람들은 당신이 새로운 부서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는 생각합니다.  ‘아 저렇게 적응을 못하고 있으니 분명 예전팀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 거야’


그리고 당신이 예전 팀장님과 식사를 하는 모습을 봅니다. '아 역시 그렇군. 예전 팀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얘기를 하고 있나 봐'  평소 자신의 생각에 정당한 근거를 확보하는 순간입니다.


물론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이 실제로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 그런 식으로 나에 대해 그릇된 소문이 퍼질 수도 있겠구나’하고  이해해 보는 것입니다. 그런 소문 생성 원리를 이해한다면 억울함과 우울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하필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하며 신세를 한탄할 필요 없습니다.

'나는 괜찮다' 하며 애써 자신의 감정을 누르려 할 필요도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원치 않는 일은 발생하며 누구에게나 우울함은 갑자기 찾아올 수 는 것이거든요.      


우울은 우리가 산책할 때 골목길에서 마주치는 검은 개와도 같다    
 -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      


영국의 전(前) 수상인 윈스턴 처칠 역시 학창 시절 우울감을 자주 경험했었습니다. 말을 더듬고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는 그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에 몰두합니다. 그리고 결국 세계 최고의 정치가 및 연설가로서 명성을 날리게 됩니다.  이처럼 어느 날  우울한 일과 우울한 감정은 우리를 불쑥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노력으로  우울감의 수준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습니다.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l)



이젠  나의 우울한 감정을 그대로 느껴보세요 '나는 지금 우울하다'라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다쳤을 때 상처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치료를  빨리 할 수 있듯, 내 우울한 마음도 자세히 들여다봐야 빨리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정말 우울해하는 대상은 무엇인지, 사랑에 대한  것인지, 상황에 대한 것인지, 내가 이것으로 인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지, 예전에 이런 비슷한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극복했었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내 고민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결국 별 것 아니었네'라는 담담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중요한 점을 알려드릴게요.


사실 사람들은 당신의 소문에 대해 생각보다 그리 신경 쓰고 있지 않습니다.



당신이 오늘 아침 옷장 앞에서 무슨 옷을 입고 출근할지 고민하네요. 그런데 그 순간  옆자리 직장 동료가 오늘 출근할 때 어떤 옷을 입고 나올지 궁금한가요?



기본적으로 사람은 자신에 대해 먼저 생각합니다. 직장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안 그래도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남에 대해서 그렇게 세세하게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심리학의 자기중심적 편향(Egocentric Bias)이라는 개념이 이러한 마음을 더욱 잘 설명해줍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모두  자기 위주로 판단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모두 자기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지금 당신조차 당신 자신에 대해 이렇게 시간을 쓰고 있잖아요?


이 세상에서 당신보다 당신에 대해 더 신경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남의 생각에 신경 쓰지 마세요.


요컨대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이해해 보세요. 우울한 감정도 스스로 받아들여 보시구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당신에 대한 소문에 생각보다 그리 큰 관심이 없을 수 있다는 점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의연한 당신의 마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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