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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불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직장인 분들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회사생활을 8년 하였지만 인간관계가 가장 쉽지 않네요. 현재 같은 팀에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서로 다른 팀에서 근무할 때는 회사에서 마주치면 눈인사만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삼 개월 전 제가 팀 이동을 했고, 그 사람과 같은 팀원이 되었습니다. 큰 문제없이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저와 근속 연수도 같고 직급도 같고 나이도 동갑이었거든요. 비슷한 점이 많았기에 그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어요. 저는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그쪽에서 저를 경계하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팀원에게는 상냥하게 잘 대해주면서 저한테는 냉랭하고 쌀쌀맞게 대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가 실수한 게 있었나 하고 지난 삼 개월 간의 제 행동을 돌이켜보았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습니다. 나를 경계하고 싫어하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딱 떠오르는 이유는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네요.         




                

든 사람과 편하게 지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A. 참 많이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비슷한 경우가 있었어요. 회사에서 불편하게 지내는 사람만큼 직장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가 또 없죠. 회식이 잡혔다고 하면 그 사람이 그 회식에 가는지 안 가는지부터 신경이 쓰입니다, 그뿐인가요, 오늘 점심을 팀원들끼리 먹는 다고 하면 그 사람이 가는지 안 가는지부터 확인해 보게 되고요. 미팅을 한다고 하면 그 사람이 참석하는지 아닌지 먼저 알아보게 됩니다. 하여튼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그와 함께 해야 하는 자리가 있다면 자동적으로 그 자리에서 빠질 궁리부터 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이죠. 세상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과 다 잘 지내는 것도 불가능하고요. 당신의 주위에는 당신과 마음이 맞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선택한 사람들은 아닙니다. 대신 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는 당신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당신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사람이 회사에, 같은 팀에 있다 할지라도 그 불편한 사람과 하루 종일 같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설령 바로 옆 자리에 있다 해도 하루 종일 함께 하는 건 아니잖아요? 함께 회의에 참석할 때, 함께 회식자리에 있을 때, 함께 프로젝트를 할 때, 함께 출장을 갈 때. 그런 순간들이 잠시 불편할 수는 있겠죠.



그냥 그와의 접촉을 최소화하세요. 직접 얼굴 보고할 만한 업무 얘기도 이메일로 하시고요. 통화로 할 법한 일도 그냥 문자로 하세요. 카톡도 말고요. 카톡보다는 문자가 거리감을 두는 데는 낫죠. 카톡을 하게 되면 프로필 사진 등의 부가 정보를 볼 수 있어 괜한 친근함(?)을 살 수 있잖아요. 물론 업무에 있어 불편함과 답답함도 생기겠죠. 하지만 그렇게 그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당신의 마음을 더 편하게 하는 데는 더 낫습니다. 



그러다 보면 더 이상 함께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도 생깁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다른 팀으로 옮겨 간다든지 또는 그가 다른 팀으로 옮겨 간다든지 하는 그런 상황 말이에요. 저도 실제로 몇 번 경험했습니다. 불편한 사람과는 어떠한 형태로든 금방 또 떨어지게 되더라고요. 그런 것이 회사생활, 사회생활 그리고 사람의 인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때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도 나를 좋아하게 만들 자신이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또 능력이라 믿었고요.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제가 너무 힘이 들더군요. 나의 진짜 생각을 숨기고 나의 진짜 감정을 숨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표현하면 주위에 남아 있을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내게 그렇게 말하니 나 좀 서운하다’, ‘당신이 저 사람하고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질투 난다’, ‘당신이 그 일을 내게 맡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맡겨 실망했다’ 


이런 감정들을 모두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습니다. 


‘과연 그렇게까지 내 감정을 숨겨 가며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려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온전한 감정 보존을 위해 내 감정을  꽉 틀어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내 감정을 솔직히 보여줄 수 있는 단 한 명의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 뒤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타인이 아닌 내 감정에 좀 더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니 저도 한결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비생산적인 인간관계는 정리하자.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인간관계도 정리하자,『심플하게 산다』 도미니크 로로  

   

단순히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그 불편한 관계에 너무 집중하지 마세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그 자리를 떠나세요. 불편하게 느껴지는 그와는 인사만 하고 지내고 최소한의 필요한 접촉만 하세요. 어차피 아무리 당신이 노력해도 그가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관계를 위한 관계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에 당신이 사랑하고 당신이 편하게 느끼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가져보세요. 당신의 마음이 편해져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더 큰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불편한 사람과 더 불편해지는 일도 없습니다. 그럴만한 접촉도 없기 때문이죠. 그냥 그렇게  불편한 사람이 당신의 인생에서 편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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