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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와 연봉 차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직장인 분들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얼마 전에 우연히 옆자리 동료와 연봉 차이가 나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무척 괴롭습니다. 그는 경력으로 입사했고 저는 대학 졸업 후 공채로 입사했습니다. 사실 그 동료와는 스스럼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 서로 연봉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괜히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가 저보다 어립 잡아 20%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있더라고요. 사실 좀 많이 놀랐습니다. 그와 저는 하는 일도 비슷하고 전체 사회생활 경력도 약 5년으로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와 제가 차이가 있다면 그는 경력으로 입사를 했고 저는 대학 졸업 후 이곳에서만 근무를 해왔다는 점인데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큰 차이인가요?  저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그가 저보다 더 잘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저는  모자란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많이 속이 상합니다.      






연봉은 연봉일 뿐 내 진정한 가치를 말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A. 옆 자리 동료와 연봉 차이가 나는 것을 알게 되어 많이 괴로우실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를 다니는 사람으로서 연봉의 수준을 무시할 수는 없죠. 웬만한 것들은 모두 돈으로 환산하여 평가하고 평가받는 사회에서 우린 살아갑니다. 내가 받는 연봉은 곧 나에 대한 가치를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 더 적은 연봉을 받고 있는 나는 그 보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 듯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정말 연봉의 차이는 실력의 차이를 의미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연봉이란 것은 많은 요소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경력사원으로 세 번 이직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연차에 있던 동료직원들보다 연봉을 조금 더 받았던 적도 있고 아닌 적도 있습니다.  차이의 가장 큰 원인은 연봉협상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였습니다. 물론 실제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연봉 협상의 밀고 당기기, 기존 직원들과의 연봉 형평성 문제, 전 직장에서의 소득 인정 범위 등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봉 자체가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한 평가를 100%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연봉의 차이든 직급의 차이든 눈으로 보이는 객관적 차이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말 그대로 눈으로 쉽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객관적 차이가 실제로 우리가 느끼는 주관적 차이로 다가오는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에는 차이 식별 오류(Distinction bias)라는 것이 있습니다.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차이를 실제로 인지할 수 있는 수준보다 크게 받아들이는 심리적 오류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해상도가 400픽셀(Pixel)인 TV와 200픽셀인 TV가 있습니다. 물론 객관적인 스펙 면에서는 400픽셀 TV의 해상도가 2배 우수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TV를 볼 때 2배만큼  뛰어난 해상도를 2배만큼 실제로 느낄 수 있을까요?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100픽셀이 넘어가면 그 차이를 식별해내기 어렵다고 하네요. 이처럼 우리는 숫자로 표시되는 객관적 차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이러한 객관적 차이가 실제적인 주관적인 차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집은 방이 2개인데 친구 집은 방이 4개입니다. 친구의 집 방 개수가 우리보다 2배입니다. 방 개수가 2배인 만큼 더 넓은 집에서 2배 더 행복한 삶을 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하지만 당연하게도 행복은 방의 개수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단 하나의 방에서 넓은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많은 방들이 있지만 좁다며 불행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더 좋은 성능의 차, 더 높은 사회적 위치, 더 많은 유명세가 더 많은 만족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 차이는 객관적 차이일 뿐 실제 내가 느끼는 주관적 차이와는 별개입니다.

    

당신의 연봉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봉의 객관적 차이가 100% 정확한 주관적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말할 수 없습니다. 방의 개수 차이가 행복의 차이를 결정하지 않는 것처럼 연봉의 차이가 당신의 능력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연봉의 차이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일을 즐기고 매일 새롭게 목표를 향해 걸어갑시다.  연봉은  자연스레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따라올 거라 믿습니다.  


연봉은 나에 대한 정확한 주관적 평가를 해주지 못합니다. 나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오직 나만 할 수 있습니다. 연봉을 덜 받는다고 좌절감이나 열등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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