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되면 절대 예전처럼 일할 수 없다

잘하던 방식으로 버티는 순간, 팀은 멈춘다

by 노트


팀원일 때 나는 개인평가가 꽤 좋았다. 주변에서도 믿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연속된 좋은 평가를 받아왔고, 그래서 여러 번 리더를 권유받았다. 하지만 계속 고사했다. 내 일은 잘할 자신이 있었지만, 팀원들의 일을 잘하게 만드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생각이 더 컸다. '내가 왜 그 책임까지 감당해야 하지.'


하지만 국 선택과 상관없이 팀장이 되었다.
그리고 바로 현실을 마주했다.


18명의 팀원이 가져오는 보고서와 자료는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부분 나의 기준에 맞지 않았고, 완성도도 낮았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대놓고 싫은 소리를 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은 단순했다. “지금까지 작업한 버전으로 저에게 보내주세요”라고 말하고, 다들 퇴근한 뒤 혼자 남아 새벽까지 다시 만들었다.


새벽 1시, 회사 주차장 셔터가 닫히면 총무팀에 전화해서 열어달라고 하고 나왔다. 그러한 시간이 반년 이상 반복되자, 총무팀에서 오히려 “오늘도 늦으시네요”라며 위로를 건넸다. 그게 위로가 될 정도로 동일한 상황은 반복되고 있었다.


6개월쯤 지나자 극심한 이명이 왔다.
삐—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고, 업무에 중하기 어려웠다.


그때까지도 문제를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더 열심히 잘하면 된다.




비슷한 상황에서 팀장들은 두 가지로 나뉜다.


A는 결과를 직접 만든다.
팀원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고서를 직접 고치고, 결국 본인이 완성한다. 결과는 깔끔하게 나온다. 하지만 다음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팀원은 점점 판단을 미루고, 팀장은 점점 더 바빠진다.


B는 결과를 바로 고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이 부분을 렇게 작성한 이유가 뭐예요?” 그리고 말한다. “이런 부분이 보완이 필요하니 시 이런 기준으로 만들어봅시다.” 한 번에 바뀌지 않는다. 두세 번은 더 피드백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결과가 달라진다. 결국 같은 사람이 같은 문제를 다시 가져오지 않게 된다.


차이는 명확하다.


A는 결과를 직접 만든다.
B는 결과가 나올 수 있게 만든다.


처음에는 A가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B의 팀이 훨씬 안정적인 성과를 만든다.




나도 결국 방식을 바꿨다.


선배에게 들은 말이 계기가 됐다.
혼자서는 절대 못 한다. 팀원들도 할 수 있다고 믿어라.

대신 사람에게 기대를 걸지 마라.


나중에야 선배의 조언을 이해했다.
사람을 믿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 어려운 과정 속에서 상처받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 이후로 행동을 바꿨다.
보고서를 고치지 않고, 계속적인 피드백을 했다.

피드백 내용을 문서로도 정리했고, 피드백 문서는 언제든 꺼내보며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힘들고 오래 걸리더라도 결과를 직접 만들지 않고, 결과가 나오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너무 느렸다.

마음에도 들지 않았다. 한숨이 팍팍 나오고, 화가 치밀 때도 많았다. 숙한 보고서로 상사에게 보고한 뒤 계속 깨지더라도 팀원을 배제하고 직접 밤을 새워 수정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달라졌다.

일 년간 끊임없는 수시 피드백을 하니 더 이상 조언이 필요 없을 수준으로 80%의 팀원들이 업그레이드 됐다.

(100% 욕심이고 불가능한 일이다.)


노력 끝에 모든 보고는 점점 정리되어 올라왔고,
비슷한 문제는 반복되지 않았고,
나는 더 이상 새벽까지 남아 있지 않아도 됐다.


머리가 울릴 정도로 아팠던 삐- 이명도 점점 잦아들었다.




팀장이 되면 더 잘하려고 할수록 더 무너진다.

팀원이 10명인데 내가 혼자 10명분을 다 내 방식과 기준에 맞춰서 하려고 하면 내 업무시간의 10배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바꿔야 하는 건 능력이 아니라 방식이다.


팀장이 된 순간부터는,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을 만들고 실행하는 순간부터 팀장의 일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예전처럼 일하는 모습을 유지한다면, 당신은 팀장이라고 할 수 없다.



한 줄 정리

팀장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이 돌아가게 만드는 사람이다. 팀장이 직접 해결하는 순간, 그 일은 계속 당신에게 돌아온다.(최악의 악순환)

지금 바로, 혼자 해결하는 모드에서 벗어나라. 어느 순간 팀원들이 나의 팀원시절보다 더 훌륭한 결과를 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