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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주 Mar 02. 2021

08. 새벽에 꼭 한번

글/그림_희주

새벽에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올빼미족인 저는 항상 새벽 세 시쯤까지는 깨어있는 편입니다. 보통 미드나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조용히 그림을 그리곤 합니다. 그렇게 세상에 혼자 남은 듯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자면 저쪽 방에서 아빠가 나오시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빠는 주무시다가 꼭 한 번씩 화장실에 다녀오시고는 부엌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곤 하시는데, 그냥 주무시던 방으로 곧장 가시면 될 것을 꼭 새벽까지 안 자고 깨어있는 제 방에 들러, “아휴, 아직도 안 자니, 얼른 자야지. 빨리 자!”하고 괜히 핀잔주고 가십니다.


그럼 저는 ‘참내, 아빠는 그냥 자러 들어가지 꼭 저렇게 한 마디 하고 가더라,’하고 흘깃 아빠 계신 곳을 쳐다봅니다. 아빠는 대답을 기대하진 않으신 듯, 제가 입을 떼기도 전에 발걸음을 옮기십니다. 러닝셔츠 위로 배를 긁적이며 가십니다.



Copyright © 희주 All Rights Reserved.

https://www.instagram.com/the_subtle_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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