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당신과 나는 안 맞는구나.
"나는 이제 당신에게 어떠한 감정도 남아있지 않아. 더 이상 이 지겨운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아서 이혼만이 답이라고 생각해."
남편: 그건 내가 할 소리고.
"당신을 생각하면 끔찍하지만 나는 아이들의 엄마로서 마지막 제안을 하나 할까 해. 남들 다 한다는 부부 상담을 한 번은 받아보자. 그리고도 안되면 이혼하자."
남편: 난 생각 없으니 너나 해. 정신병원 꼭 가보고.
월세 2000/50 짜리 노부부가 사는 작은 주택의 별채. 좋아 이만하면 합격.
짐은 최소화를 하고 미안하지만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줄여달라고 해야겠다. 그 외에 불필요한 짐들은 확 줄이기.
집이 팔리고 나면 그나마 전세금을 얻을 수는 있을 테니 그전까지는 일단 적금을 깨서 생활비로.
아이들 보험은 내가 유지, 연금은 깨서 생활비로 내가 일을 구하기 전까진 사용.
어린이집과 학교는 월세방 근처로 옮겨야 할 듯.
1. 당신이 없는 2주 동안 이사 준비를 해서 당신이 오기 전날 나갈게.
2. 집은 최대한 빨리 팔리도록 가격을 내놨으면 좋겠어.
3. 우리 집은 월세로 갈만한 곳을 알아놨어. 내 적금 일단 깨서 보증금 만들고 아이들 연금으로 생활비 쓸 거야. 내가 일을 구하기 전까지.
4. 법원은 출장을 다녀오자마자 갔으면 좋겠어. 그렇게 한번 가고 나면 3개월 정도 걸리는 것 같아. 소송하지 말고 우리 원만하게 협의했으면 좋겠어. 난 일단 재산은 당신이 나누자는 대로 할 거니 알아서 나눠줘.
아이들은 잘 살터이니 걱정 말고. 혹시 걱정되면 생활비를 좀 보내준다면 고맙고. 아빠의 존재를 너무나도 잘 아는 7살 8살 이기에 갑자기 아이들의 삶에서 아빠를 삭제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해. 정기적으로 시간을 잡아서 당신이 데려가는 걸로 했으면 해. 아직 이혼이라는 단어보다는 엄마 집과 아빠 집이 따로 있다는 정도로 이야기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 정도는 부탁할게.
아침에 아이들 얼굴 보니 마음이 무겁다. 부부상담받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