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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final job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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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태성 Nov 16. 2019

파이널 잡(final job)

100세 시대는 축복인가 재앙인가?

신입 사원 교육에서 항상 서두에 하는 말이 있다.

“입사를 축하드립니다. 제 강연을 듣고 나면 바로 퇴사를 준비하십시오.”

순간 교육담당자는 당황해서 양미간이 찌푸려지고 장내는 시장처럼 술렁거린다.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서 임원이 되어도 성공한 직장생활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조직의 끈이 떨어진 인생 후반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왕년에 임원이나 대기업 출신이라는 과거를 들먹이는 순간 ‘나는 꼰대’라고 공표하는 것이다.    

 대략 20년 정도의 세월을 공부와 스펙 쌓기에 투자하고, 20년 정도의 직장생활을 하면 퇴직을 걱정해야 한다. 45세가 실질적인 정년이라는 ‘사오정’과 56세까지 직장에 남아 있으면 도둑놈이라는 ‘오륙도’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이제 나머지 30~40년의 인생을 무엇으로 채울까? 풍족한 연금을 받거나 건물주라서 월세가 또박또박 통장에 입금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할 일이 없는 역할 상실까지 돈으로 보상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5년, UN이 재정립한 중년의 연령대는 66~79세다. 65세는 아직 청춘이고 80세부터가 노년인 셈이다. 매 순간이 소중하겠지만 생애주기에서 중년은 결정적인 시기이기도 하다. 그 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전체 인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다. 인생 2  모작 내지는 3  모작까지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의무이자 필수다. 퇴직 이후에 준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래서 입사와 함께 퇴사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100세 시대는 준비된 자에게 축복이지만, 준비가 없는 자에게는 재앙일 뿐이다.    

퇴직금으로 치킨집이나 카페를 차릴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되는 창업자금과 권리금, 월세, 인건비를 생각하면 위험도가 크다. 요즘에는 가족경영을 하기에 점포 문을 닫고 가족여행을 떠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동안의 직장  업무와 관련한 창업을 해도 되겠지만 위험요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퇴사하면서 우리는 직장에서 무엇을 들고  나와야 하는가?

회사의 비품도 기밀도 아니다, 끝까지 자신을 지켜주지 않았다는 배신감이나 원망은 더더욱 아니다. 직장에서의 실무경험을 들고  나와야 한다. 지시하는 것만 하면서 시계만 보며 월급을 받는 것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스스로 일을 만들어 도전하고 실패하고 개선하고 혁신하여 성과를 내는 일이 중요하다. 즉 의미 있는 결과물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찾아가는 것에 있어서 학교와 직장의 공통점이 있다. 단지 전자는 수업료를 내고 배우고 후자는 수업료(월급)를 받으며 배우는 차이가 있다.     

그 의미 있는 결과물은 유용하게 쓰인다. 그것을 바탕으로 퇴직 후, 강연하고 집필하고 컨설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창업자금 없이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체력적인 부담도 없고 말하고 글을 쓸 수만 있다면 평생직업이 가능하다. 퇴직 후, 직장생활보다 '더 긴 시간'인 인생 후반전을, 강연, 집필, 컨설팅으로 채울 수 있을 때, 여러분들은 최고의 –의미 있고 보람찬-직장생활을 한 것이다.   

 


퇴직하고 나서 강연하고 책의 저자가 되고 컨설팅을 하는 것이 쉽게 되는 일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동안 쉬운 일만 골라서 쉬운 직장생활을 해왔다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여기서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히려 쉽지 않기에 이 글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누구나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강연하고 집필하고 컨설팅을 하는 사람은 없다.    


나의 퍼스트-잡(first job)인 사업은 지리멸렬했고 넥스트-잡(next job)은 가시밭길이었기에 파이널-잡(first job)은 인생역전의 발판이어야 했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job는 강연, 집필, 컨설팅(코칭, 멘토링 포함)이다. 50대 후반인 나는 비교적 이른 나이인 33세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고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 우선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중요하다.


당신의 ‘파이널-잡’(final job)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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