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늘 반짝이는 에메랄드빛을 갈망한다. 투명하고 화려하며, 손에 잡힐 듯 가벼운 성공과 환희들. 나 또한 그 눈부신 빛을 쫓아 35여년의 계절을 거꾸로 거슬러 왔다. 밀가루 먼지 가득한 빵집에서, 600평의 적막한 집에서, 그리고 화려한 조명 아래 정점에서 내가 찾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하지만 생의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라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를 진정으로 숨 쉬게 하는 것은 얕은 해변의
화려함이 아니라, 모든 슬픔과 기쁨을 삼키고도 묵묵히 일렁이는 저 깊고 푸른 바다였다는 것을.
이 기록은 18살의 이민 가방에 쑤셔 넣었던 빛바랜 기억들을 하나둘 꺼내어, 아무런 장식도 남지 않은 투명한 민낯으로 바다에 스며들기까지의 여정이다. 짐 없는 물결이 되어 떠나기 전, 내가 마주했던 그 '말로 다 못 할 감흥'을 이 푸른 문장들 위에 남겨두려 한다.
이제, 나의 계절이 멈추고 바다가 시작되는 그곳으로 당신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