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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희건이나비 Aug 10. 2024

7주 연대감을 회복한다

글 잘 쓰는 마법사가 되었으면

  ‘우리의 표현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는 통로일 뿐이다. 화가는 붓가는 대로 그린다.’라고 7장에서 표현했듯, 여러 경우에서 일어난다. 나는 예전에 꽃가게를 했을 때,  또  글쓰기 할 때 이런 경험을 몇 번 한 적이 있다. 다른 분들은 많이 했을 텐데 그저 부러울 뿐이다.


  예전에 시어머님께서 누워계실 때, 마음도 몸도 힘들어서 어딘가 도피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다. 아직은 어렸던 30대였다.  한 번은 아이들 학원 데려다주고 기다리면서 꽃가게에 들른 적이 있다. 나는 꽃 선물하기를 좋아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꽃바구니나 꽃다발 만드는 것만 좀 알려줄 수 있느냐’ 고 물었다.

 긴 시간을 요하는 꽃꽂이 수업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선생님은 그냥 아이 학원 보내고 들러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둘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대답했다. 부담 주지 않는 이야기에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다니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예쁜 꽃들을 일주일 내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다니다 보니 어느 사이  개인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꽃가게를 차려서 집에서 잠시라도 나와있어 보라고 권했다. 바쁘면 집에 있고 시간이 날 때 가게에 있으면 되지않냐고. 시내 중심가가 아니라서 찾아오는 사람보다 주문으로  판매될 것이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고 했다. 


  마침 빈 공간이 있어 집 한쪽을 개조해서 꽃가게를 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꽃집을 하면서 처음엔 꽃 만들기가 힘이 들었고 손님 오는 것이 무섭기조차 했다.  꽃가게 앞에 누가 차를 대면 그때부터 가슴이 콩닥거렸었다. '저 사람은 뭘 해 달라고 할까?'하면서 조마조마했다.

 그러다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꽃바구니 주문을 받으면 그냥 만들어졌다. 특히나 좀 큰 바구니라든지 특별한 주문 때는 꽃 고르기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다 펼쳐놓고 하다 보면 손이 저절로 만든다는 느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다가 어머님 돌아가시고 나도 꽃집을 그만두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저 글귀가 그때 생각을 불러온다. 지난번  글을 쓸 때도 그랬다. 글머리를 뭘로 잡을 까 하다가 나에게 사치를 주라는 그 문구가  꽂혀서 그냥 쓰기 시작했는데 두 분의 어머님이 떠 올랐고 신기하게도 그냥  손이 저절로 쓰는 것 같았다. 의도한 바 없이, 이 책에선 누가 불러준 것을 받아 적는다고 표현했다. 그래 내 속에서 꺼내는 거야. “본래 돌 속에 다비드상이 있었고 그것을 꺼내는 중.”이라고 하던 미켈란젤로의 말처럼 그리 되면 너무 좋겠다. 다행히 경험을 해 봤으니 더 나아지리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완벽하게 하려고 자신을 괴롭히지 말자.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잘 못 될 수도 있다는 점을 흔쾌히 받아들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래야 시야도 넓어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다만 멈출 줄 아는 것, 무슨 일이든 끝은 없다. 어떤 시점에서 매듭을 짓고 다음 시점으로 넘어가는 것, 내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글쓰기가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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