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희건이나비 Aug 17. 2024

8주 의지를 되찾는다

단계를 밟아가는 것

  '단계를 밟는다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 불편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을 도구 삼아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줄리아는 말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한다고 한다. 나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특히나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가진 것이, 내세울 것이 없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불평하기보다는 보잘것없지만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지속적인 쓰기를 하기 위해  마감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 작은 행동이라도 꾸준히 해 내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일주일에 한편,  브런치에 글을 올리 것으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좀 더 속력이 난다면 더 자주 하겠지만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아기가 걸음을 걷게 되기까지 얼마나 수많은 시도와 넘어짐을 반복하는지 우리는 지켜보았다. 그러나  내가 뭔가를 할 땐 그저 건너뛰고 싶어 진다. 하지만 지루하기도 한 그 단계 밟음이 없고서야 ‘장석주 님의 대추 한 알’ 같은 시가 나오겠는가?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를 품고 있는 대추’가 세상과 통하면서 익어가고 있다.

관찰하고 다작하고 사고하는 그 많은 과정을 거치고 나서 나온 시들이  울림이 크다. 그리고 최근에 그분의 육필시집이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가 나왔다.

 ‘외딴 마을 굴뚝에서 빠져나오는 연기처럼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이렇게 살 수 있는 삶을  동경해 본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안내하는 듯하다. 그리 되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걸음을 가야 한다. 오늘도 한 줄 내일도 한 줄, 매일 밥먹듯이 말이다. 나도 살아보지 못한 단순함이고 느림이지만 꾸준하게.

  예전에 맨발 걷기를 미쳐서 한 적이 있다. 1000일을 채우고 나서, 마음을  놓고 한동안 쉬었다.   걷지 않으니 아프고, 아파서 또 안 걷고 하는 악순환을 계속하고는, 큰 맘을 몇 번이야 먹고서야 다시 시작했다. 그땐  천일 중 며칠을 못 했을까? 아마 열손가락에 들지 싶다. 그때의 경험을 빌자면 하루 안 가면 그다음 날은 더 가기 싫었다.  3일째 되면 아예 없던 일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무조건 ‘오늘만 걷는다’로 마음먹었다.  

 자신에게 변명을 시작하고 내가 져 버리면 그 길로 그만두게 된다. 그것이 이삼일 이상 지속되면 끈을 놓게 되는 것이 다반사더라. 그래서 좀 고집스럽지만 뭔가 시작하면 어떻게라도 그냥 하려고 노력한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그깟 하루 이틀은 얼마든지 만회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 잘 못 봤다. 그건 시작할 때보다 더 큰 마음을 들여 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하는 길이 혼자 하는 것보다 수월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챌린지를 한다.   마감 날짜를 지켜가며 한 걸음씩 단계를 밟아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