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아기의 첫 해외여행: 도전

욕조수영에서 바다수영까지 도전기

by 담연 이주원

새벽 일찍부터 조 식당으로 향했다. 아빠와 엄마 표정도 좋다. 아마 내가 밤새 열 없이 잘 자서 그럴 거다.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마시길......


엄마는 재미있는 분이다. 항상 자신은 사람들 많은 곳이 싫다고 하시지만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시고 쉽게 친구를 만드신다.

그런 엄마를 보면 'god의 어머님께' 노래가 떠오른다. '어머님은 자장면을 싫다고 하셨어.'

어김없이 엄마는 조식당에서 옆 테이블에 앉은 전남 광양에서 오신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치고 가볍게 눈인사를 건넨다. 그리고는 몇 마디 조 식당 평가를 서로 하시더니 엄마는 '아이가 아파서 리조트에서 태국 방콕 여행 중'이라는 우리 속사정을 다 말하신다.


아주머니는 열만 정상이라면 물이 따뜻하니 잠시 수영해도 괜찮다며 엄마를 안심시키신다.


"그래요. 괜찮겠죠."라고 말하며 아빠 눈치를 살피신다. 아빠는 마음대로 하라는 듯 '쓱' 미소를 띠시고는 내 입에 이것저것을 막 넣으시려 한다. 물론 나는 오른쪽, 왼쪽 고개를 저으며 내 주장을 당당히 펼쳤다.

나는 한식파요. 아바마마 일찍이 아침부터 딴 나라 음식을 이렇게 내어놓는 건 나를 무시하는 행동인 듯 하오.

아빠는 나의 결연함을 느끼셨는지 내 앞에 수박만 잘라 놓으시곤 아침식사를 하신다.

숙소로 들어온 우리 가족은 엄마의 지휘 아래 수영장 갈 준비를 시작했다. 아빠는 '핑크퐁 튜브'에 공기주입을 하셨고(나중에 수영장에 가보니 에어 주입 기계가 있었다.) 정보 부재는 곧 고생길이요 바보가 되는 길

엄마는 수영복을 챙기고는 내게 수영복을 입히신다. 방수 기저귀부터 차고 수영복을 입는데 너무 설레어서 계속 소리쳤다. 그리고 흥분되어 마구잡이로 손에 잡히는 것을 하늘 위로 던졌다.


그 모양새가 꽃가루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했다. 엄마는 내가 던진 과자, 과일 조각, 옷 가지, 장난감들을 주섬주섬 줏다가 어느 순간 고함을 치시며 나를 들어 한쪽으로 던지듯 놓으셨다. 화나신 엄마는 약간 무섭지만 아무 이유 없이 엄마에게 지고 싶진 않다.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내 물건을 내가 기분이 좋아서 하늘 위로 던지고 논 것이 이렇게 야단 들을 일인가. 우선 지푸린 인상으로 서럽다는 듯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하듯 쳐다보았다. 아직도 튜브에 바람을 넣으신다고 이렇게 울고 있는데도 나를 도와줄 생각은 없으시다.


순간 불안이 엄습했다. 이 위기 상황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 작전을 바꿔 두 팔을 벌리고는 울어서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살인 미소를 지으며 엄마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그러니 엄마는 단호한 말로 물건을 던지지 말라고 말씀하시며 나를 안아 주신다. 살인미소가 열일 했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


내 물건을 내가 던지고 노는데 왜 잘못한 건지......


물놀이 준비를 끝내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욕조에서 훈련한 내 수영실력을 보여줄 생각을 하니 흥분이 된다. 나의 흥분된 마음만큼 부모님도 기분이 좋으신 것 같다.

유아풀은 생각보다 시시 했다. 욕조보다 낮은 수심에 사람도 없고 나는 손가락 질을 하며 좀 더 넓은 풀장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했다.


튜브에 타고 있으니 여기도 별로다. 소리치니 금세 내 마음을 읽으신 아빠가 구명조끼만 입힌 나를 깊은 풀장으로 데리고 나가신다.


생각보다 깊다. 일단 몸이 기억하는 욕조 수영을 시작했다. 발장구를 치고 손을 휘저으며 내 수영실력을 뽐내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아빠가 잡아주지 않으시면 수영장 물이 내 입으로 들어온다. 처음부터 쉬울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처음 목을 가누고 처음 뒤집기를 하고 처음 기고 처음 두 발로 서고 처음 걷고 뛸 때처럼 곧 실력이 늘어 수영도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 날도 수영을 했고 그다음 날에는 모래놀이와 바다 수영을 했다.

나는 수영도 잘한다. 앞으로 수영선수가 되는 미래도 고민해봐야겠다. 바다 물은 너무 거대하고 신비로워서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풀장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물맛도 간이 되어서 더 맛나다. 다음에는 바다수영을 더 오래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맛있게 먹으면 칼로리 제로라는 말이 있듯 목감기로 아픈 몸도 즐겁게 놀면 괜찮다는 경험을 했다.


다음 편에서는 베트남 문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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