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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원 Oct 29. 2020

그래 가끔 거울을 보자

자녀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는가?


그렇다면 먼저 자녀가 나를 진정 좋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간은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고 자녀가 말하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지지하고 지원해준다면 자녀는 부모를 좋아하고 부모가 원하는 바램이 자신에게도 충분히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노력해야 할 실천전략을 하나 소개한다. 


얼굴과 관련된 속담을 살펴보자. 링컨은 ‘40세가 지난 인간은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40이 넘어서면서 얼굴에 굴곡진 인생이 고스란히 담기게 되니 40이 넘어서는 사람은 자신의 얼굴을 보고 어떻게 살았는지 성찰하고 앞으로 더 잘 살아가라는 의미로 명언을 남겼을 것이다. 우리 속담에는 ‘웃는 낯에 침 뱉으랴.’라는 말도 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웃는 얼굴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물론 상황에 안 맞는 웃음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얼굴이 고와도 마음씨는 고약할 수 있다는 속담도 있다.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의미다. 이렇듯 우리 얼굴은 나를 정의하는데 주요한 요소이다.    


세상과 소통할 때도 우리 얼굴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속하는 얼굴은 우리의 인생과 마음을 담고 있다. 얼굴은 우리에게 2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얼굴을 통해서 나를 이해할 수 있다. 나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나를 뒤돌아 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소통을 할 때 나를 표현하는 훌륭한 도구이다. 의사소통은 언어적 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구분되는데 학자들과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략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7이고 언어적 의사소통이 3이라고 한다. 얼굴에는 대략 50여 개의 서로 다른 근육이 있고 이 근육이 우리의 표정을 말한다. 비언어적 의사소통 행위로 전달할 수 있는 표현도 70만 가지라고 하니 얼굴의 역할이 새삼 의미 있게 다가온다.  

   

상담을 하다 보면 말하는 맥락이나 언어적 의미와 다른 얼굴 표정, 시선, 몸 움직임과 자세, 억양이나 어조를 보이는 내담자를 종종 보게 된다. 아픈 마음을 회피하려고 슬픈 말을 하면서 웃는 내담자, 상담자를 믿지 못해서 의심하면서 말하는 내담자,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어색한 비언어적 표현을 하는 내담자 등 다양하다. 나는 적절할 시기에 내담자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러면 내담자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통찰을 가지기도 하고 저항하기도 한다. 어떤 반응이든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거울을 자주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사춘기쯤부터 얼굴에 자신이 없었던 나는 거울보기를 꺼렸다. 오랜 소중한 친구들이 가끔 어렸을 때와 다르게 표정이 밝아졌다는 말을 듣기는 하지만 곰곰이 머리와 마음으로만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고 거울을 보면서 나의 얼굴과 신체를 돌아보는 시간은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얼굴과 마음이 다른 것을 알지 못해서 내가 원하는 행동보다는 상황에 이끌린 행동을 해서 내 마음에 불편감을 느끼곤 했다. 몸과 마음은 원래 연결된 것인데 내 몸에서 가장 중요한 얼굴을 관찰하고 보살펴주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물론 거울을 자주 보는 사람은 많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자주 볼 것이고 직업의 특성상 거울을 자주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거울을 자주 본다고 자신의 마음과 자신의 얼굴을 함께 바라보고 나를 성찰하는 거울보기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나를 감추려고 보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오늘 조용한 시간에 나의 마음과 나의 얼굴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래서 지금 내가 자녀에게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 마음이 진정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아니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몸과 마음을 다해서 나를 찾아가는 습관을 만드는 거울보기를 시작해보자.


이렇게 노력한 다음에 얼굴과 마음을 다해서 자녀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보도록 하자. 분명 자녀는 내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고 엉킨 공부실타래에 실마리를 함께 찾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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