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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Jan 09. 2020

청소는 정리하기 나름

2020년 1월5일-퇴사 5일


내일이면 아버지께서 잠깐 오신다. 같이 할머니댁에 내려가서 며칠 머물기로 했다.


할머니댁 내려가서 며칠 머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일 잠깐 우리집에 오시는게 문제다. 백수라면 시간이 많아서 방청소도 잘 하고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며 사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방이 2개에 거실이 있다. 내 방은 옷들이 산을 이루어 산봉우리들이 울긋불긋 줄지어 있다. 다른 방 하나는 손님용으로 내일 또 찾아오겠다는 손님의 말에 이불은 정리되지 않은 채 빌려준 잠옷은 허물을 벗어 그대로 있다. 그렇게 나는 방을 잃고 거실에서 산다. 설거지는 층층이 쌓여있다. 1층은 해비하게 먹은 그릇과 프라이팬, 2층은 각종 음료수를 마신 후 남은 유리컵들, 3층은 밥그릇과 앞접시. 허전할까봐 설거지 공간 옆에는 언제 썼는지 모르는 식자재들이 널브러져 있다. 희한하네. 며칠전에 왔던 손님이 구역질을 해 가며 내 설거지를 다 해주고 갔는데 언제 또 이렇게 쌓였지.    


청소할 때 가장 큰 포인트는 '보이는 물건을 싹 다 치우자!' 거실에 있는 모든 것들을 내 방에 다시 쌓았다. 쌓고 다시 거실로 나오는 길 뒤편에서 우르르 쏟아지는 소리가 난다. 모르겠다. 그것까지는 생각 밖의 일이다. 내 방을 절대 안 보여드리면 되는 거니까. 나도 안 들어가면 그 꼴을 안 봐도 되는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 지그시 방문을 닫는다.     

그리고 청소기 돌리기. 앗! 청소기 통에 이미 이전에 쓸어버린 먼지가 통에 있다. 가득 안 찼는데 벌써 통 비우면 뭔가 아쉽잖아. 먼지 가득차면 버려야지. 그렇게 청소기 돌리기 끝!   

  

물티슈 2장 뽑아서 바닥 닦기 끝.     


모든 청소가 끝났다.       


내일이면 아버지께서 잠깐 오신다. 같이 할머니댁에 내려가서 며칠 머물기로 했다.

아버지께서 잠깐 오시기에 적당한 집안 상태를 마무리 했고, 이제 할머니댁에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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