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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Mar 31. 2020

책 입고가 망설여지는 독립출판작가

2020년 3월 31일-나로 살기 91일째    


응, 맞다. 독립출판작가는 백수 감성돈을 의미한다.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 1권, 독립출판으로 혼자 만든 책 1권. 2권이나 책을 냈는데, 90일 넘게 브런치 글 연재하면서 책 얘기를 한번도 안 꺼낸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사소하지만, 나만의 찌질한 책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출판사에서 유통하는 책과 다르게 독립출판을 유통할때는 나 스스로의 힘이 필요했다. 처음 글을 쓰고, 만들고, 교정, 교열, 편집, 인쇄까지 혼자 한 입장에서 유통을 우습게 봤다. 물론 나 혼자 해냈다고는 볼 수 없다. 표지도 의뢰를 했고, 책방 글쓰기 워크샵으로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배웠고, 주변 분들게 교정, 교열 도와달라고 부탁도 했다. 독립출판물은 동네 책방으로 유통을 해야 하는데, 입고 의뢰서를 쓰고 각 책방지기님들에게 입고 승인을 받아야 책을 보낼 수 있다. 각 책방지기님들에게 입고의뢰서를 쓰기 위해 이메일 주소를 찾는 것부터 일이였다. 거의 보름에서 한 달 넘게 100곳 이상의 책방지기님들의 이메일 주소 검색을 했다. 그리고 승인이 떨어지면 5권에 샘플북 1권, 또는 10권에 샘플북 1권, 이처럼 원하는 부수도 달랐다. 처음에는 입고된 책방이 생각보다 많아서 즐거웠는데... 가만있어보자... 


책방에 택배를 보내고, 개개인에게 주문받은 택배를 보내느라 택배비만 23만원이 나왔다. 그리고 차가 없어서 동네 우체국에 짐 보따리를 싸매고 여러번 왔다갔다 하며 책을 날랐다.     

그 밖에 책에 대한 얘기는 궁금한 사람들이 있으면 더 얘기하는데... 일단! 핵심만!

독립출판물을 동네 책방에 보내는 건 좋았으나, 방식이 위탁판매가 대부분이다. 일단 책을 책방에 가져다두고 판매가 되면 그 부수에 알맞게 위탁 수수료를 제하고 금액이 나에게 돌아온다. 그런데 책방에 입고하느라 바빠서, 나중에 이 책들이 반품되어 오면 또 그 택배비가 걱정이 되었다. 이거 다 안 팔리면 다 반품인데... 요즘에도 이 부분이 걱정이다. 책방 입고를 어느 정도 했는데... 책방 측에서 입고 문의가 들어왔을 때 일단 환영한다. 그러나 이 또한 나중에 반품되면, 착불로 택배비가 더 들텐데... 과연 이 책방에서는 내 책을 다 팔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된다.     


그래서 요즘 책방 측에서 책 입고 의뢰가 들어오면 겁부터 난다. 그리고 망설여진다. 책을 발송하는 택배비도 내가, 샘플북 1권 값도 내가, 나중에 책이 안 팔리면 반품되는 택배비도 착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런 생각. 흐엉 찌질하다. 하지만 난 현실이다. 그렇지만 독립출판물을 내기로 마음먹었을 때 이미 마음을 내려놓았다. 배송비와 반품비까지 비용이 들어간다는 생각은 못했지만, 독립출판으로 돈벌이는 못하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나를 위한 만족, 정말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있기에 쓴거니까. 그거면 족하다.  

   

콩알 같은 마음, 더 커지게 할 용기는 없지만, 입고를 두려워 하는 찌질이는 되지 말아야지, 오늘도 마음을 다잡으며, 언제든 입고 환영합니다. 독립출판 파이팅!! 동네 책방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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