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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 -한낱 사고실험가가 거대담론을 이야기해 보려고요.

무서워요... 내가 아는 게 뭐가 있다고 ㅠㅠ

[사고실험 思考實驗]

- 떤 이상적인 상황을 상정하고 거기에서 이상적인 실험을 실시했다고 할 때에 일어나리라고 생각되는 현상을 이론에 입각하여 사고적으로 추구하는 일. -다음 백과사전-

무슨 말인지 알수가 없구먼.


- 머릿속에서 생각으로 진행하는 실험. 실험에 필요한 장치와 조건을 단순하게 가정한 후 이론을 바탕으로 일어날 현상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 실험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사고실험의 시나리오가 따라가는 것이 과거의 경험에 기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 나무위키-

    조금 낫네. '사실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어... 마음에 들어.




사고실험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알게 된 건 대학교 일 학년 때였다. 사회학을 선택했던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 볼 요량으로 학기 중엔 심화된 학과 공부를 방학에는 당시에는 책을 소지하고만 있어도 끌려가서 두드려 맞고 강제징집 되어 최전방 부대에서 고생스러운 군생활(문재인 전 대통령이 바로 그 케이스였다. 그는 열혈 운동권이었고 공수부대 출신이다.)을 하게 된다는 무시무시한 사회주의 이론을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에 들어갔다. 모임의 두 번째 시간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공부했던 인물이 허버트 스펜서라는 영국학자였다. 그의 연구방법이 바로 '사고실험'이었다.

사고실험이란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아니 내가 '이해하고 싶은' 대로는 자신의 이론에 확실한 근거를 가지려고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확보하여 구십구 점 구구 퍼센트에 가깝게 가설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머릿속에서 나의 가설을 실험해 보는 것이다. 여기에 맞춰보고 저기에 들이대 보면서 개연성만을 높이는 가설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많은 반론이 나올 수 있고 일단 너무도 비과학적인 방법이라 거의 사장되어 버린 것이어서 스터디 그룹의 선배들로부터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던 학자이며 그의 연구법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왠지 모르게 끌리는 게 있었다. 당시에도 나처럼 게으른 사람에게 딱 들어맞는 사고법이 아닌가 싶었다. 내가 뭐 유명한 학자도 아니고 그럴 마음도 가능성도 요만큼도 없는 위인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래도 내 생각과 주의주장은 또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타입이라 뭔가는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이 '사고실험'이라는 방법이 참으로 걸맞지 않나 생각했다.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할 때 닉네임으로 문득 떠오른 단어가 '사고실험'이었다. 왠지 쫌 있어 보이지 않나 싶었다. 그리고 사고실험의 개념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심하게 말하면 좀 비열해 보이는 개념이기도 하여 그 앞에 사고실험 같은 것은 반대한다는 의미(反)와 사고실험은 절반만 하겠다는 의미(半)를 혼합하여 anti 와 half를 접두사처럼 붙였다. 그리하여 '반 anti or half 사고실험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서론이 길다.

일이 주 전에 세편의 연재 브런치북을 마치고 새로운 연재의 처음을 시작한다. 일전에 @봄책장봄먼지 작가님의 글을 읽는 중에 번쩍 영감(?)이 떠올라 이 주제를 생각해 냈다. 너무나 거대한 담론이고 너무나 오래된 습속이며 너무나 많은 의견이 있는 것이므로 함부로 또는 자신 있게 깊숙하게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빙빙 주변만 맴돌다가 싫든 좋든 수많은 세월을 이어왔다. 그것들이 누구에게는 늘 누려왔던 편안함 또는 어쩌면 크나큰 권력이 되었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지우지 못할 멍에가 되어온 게 사실이다. 시대가 많이 바뀌고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는 있으나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거의 전통에 가까운 이것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그 부담을 지우고 있다.




이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비전문가인 내가 뭘 제대로 안다고 그리고 그런 게 이런 자리에 뭐가 가치로울 수 있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언젠가는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이야기였다. 화성에 사람들을 실어 보내서 거기서 새로운 지구를 만드네 어쩌네 하고 있는 21세기 이런 개명된 세상에서 아직도 중세 암흑시대에서나 횡횡할 법한 개념들에 붙잡혀 마녀사냥을 하고 또는 당하고 있는 현실을 박물관에나 보내는 마음으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이 몸 반 anti or half 사고실험가는 아는 게 너무도 일천하여 뭘 강하게 주장할 수 있는 실력이 안 되고 이런 주제를 딱딱하게 진행할 만큼 인내력이 강하지 못하다. 가능한 한 나와 내 주변의 경험을 토대로 할 것이고, 가능한 한 재미있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기대하지 마시라.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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