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왜 공부를 못할까? (7)
게임중독
아이들 게임 문제로 고민이신 분들 많으시죠? 벌써 게임 중독상태에 빠진 거 같아 걱정이신 분들도 있으실 테고요. 특히 코로나가 창궐한 근래 2년 동안 게임과 각종 미디어에 중독된 아이들이 급격하게 양산되었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게임중독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게임을 했기 때문에 중독된 게 아니라, 아이를 게임으로 도피하게 만든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중독이 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 원인은 관계일 확률이 높습니다. 해결책 역시 관계이고요(이 점은 대부분의 중독에 있어 공통적입니다).
아이가 게임중독에 빠져 있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다... 그러면 게임을 못하게 할 생각은 일단 버리시고 아이와의 관계가 어떤지 다시 한 번 점검해보세요. 그리고 친밀한 관계를 회복하는데 총력을 다하세요. 친밀한 관계라는 것은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한 번 얻어졌다고 영원한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내 배로 낳은 자식처럼, 마땅히 친밀해야 할 것 같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계가 많이 틀어져 있어서 도저히 말을 안 듣는 상황이라면, 게임한다고 야단치는 대신 차라리 게임을 같이 해 주세요. 그러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거에요. 훈육보다 관계가 먼저입니다. 저는 예전에 출근준비를 하는 도중에, 눈뜨자마자 아침 댓바람부터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가 상대방이 현질하는 바람에 져서 분하다고 우는 아이를 껴안고 "아이고, 걔가 현질을 했어? 그래서 다 이긴 게임을 졌구나. 너무 속상하겠다." 이러면서 공감해 준 적이 있어요(솔직히 속으로 아이에게 '너는 나 같은 엄마를 두다니 복도 많구나. ㅋㅋㅋㅋㅋㅋ' 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하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보시면 좋겠습니다. 게임은 각 스테이지의 목표가 정확합니다. 그리고 들이는 노력만큼 스테이지가 올라가거나 캐릭터가 강화됩니다. 즉 내가 투입한 노력이 결과로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성취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가만히 보시면 아이들도 자기가 잘 못하는 게임은 안 좋아해요. ㅎㅎㅎ
(소수의 뛰어난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공부는 그렇지 않아요. 과정도 어려운데다가 애쓴다고 바로바로 성과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공부를 하루종일 해야 하는 아이들의 심정도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이걸 뒤집으면, 공부에서도 성취감을 바로바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공부를 훨씬 더 좋아하겠죠.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고, 목표를 세분화해서 각 단계를 쉽게 성취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성취가 가시적이도록 만들면 됩니다.
게임이 싫어지게 하는 방법 하나 알려드릴까요? 게임하라고 강요하고, 게임 했는지 안 했는지 체크하고, 잘하나 못하나 결과에 연연하고, 게임 좀 못하면 '너 그러다가 뭐가 될래' 라는 식으로 한심하게 여겨보세요.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장면 아닙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