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은, 아니 내 일생은 '아, 맞다!'로 꾸려 온 일생이다. 그 덤벙의 역사를 어떻게든 뒤집어 보겠다고 꾸준히 노트와 필기구를 사 들였다. 지금도 나의 노트에는차곡차곡그날의 할 일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그러나 그 노트 펼치는 일을 종종 깜빡한다.)
이제부터 그 덤벙의 흑역사를 지우고 반드시 꼼꼼한 인간이 되어 보리라... 라는 다짐 따위로 이 연재를 시작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를 잘 안다. 앞으로도 내 인생은 '덤벙'과 한데 뒤섞인 인생일 것이다. (앗, 연재 브런치북 쓰는 날인데 또 깜빡했네! 이럴 것이 자명하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고 했는데 나는 한 우물 대신 한 눈을 판다. 한쪽 눈은 이곳을 기웃, 다른 한쪽 눈은 저곳을 기웃기웃. 차근차근 탑을 쌓아 올려야 공든 탑을 세워 올릴 텐데 첫 단추부터 꿰는 일을 종종 잊고, 마치 치약 한가운데를 쭉 짜듯이 대강 단추를 잠그고 대강 길을 나선다.
나의 이 '덤벙' 서사,어쩐지 나만 혼자 보기 아깝다. 이곳에 덜커덕 쏟아 놓으며 같이 '하하 호호'거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