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음이가 잠을 잘 시간이 되면, 지음이를 가운데 두고 엄마와 아빠가 나란히 눕는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아빠와 신나게 놀던 지음이는 아빠를 등지고 엄마를 바라본다. 온갖 귀여운 짓을 엄마에게 퍼붓는다. 코를 부비적거리고 엄마 볼을 쓰다듬어 준다.
"지음아. 엄마한테 하던 것 아빠한테 해줘"라고 말하면, "뭘?"이라고 모른 척 한다. 냥 엄마가 좋아서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다시 지음이에게 "코도 부비적 거려주고 해줘."라고 말하자, 몸을 돌려 코를 부비적 거린다. 그리고는 내 눈을 빤히 본다.
이내 "아빠 눈에 지음이 있어. 지음이 눈에도 아빠 있어?"라고 묻는다.
그날, 뽀땃한 잠을 청했다.